법인세의 역설…"세율 1% 인하땐 세수 4.9% 늘어"

차종혁 기자
입력일 2015-02-08 17:28 수정일 2015-02-08 19:05 발행일 2015-02-0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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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율을 1%포인트 인하하면 법인세액이 평균 4.2%~4.9% 늘어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8일 ‘법인세수 변화의 원인과 정책적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법정 최고) 법인세율을 1%포인트 떨어뜨릴 경우 법인세액은 평균 4.2%~4.9% 늘어난다”며 “법인세율 인하가 기업 생산을 촉진해 법인세수 증가로 이어진다는 주장의 방증”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기업의 경우 법인세율을 1%포인트 낮추면 법인세액이 5.0%~5.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기업은 2.9% 증가에 그쳐 대기업이 법인세율 변화에 따른 세수 변동폭이 더 컸다. 한경연 측은 “법인세율 인상이 오히려 법인세수 감소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법인세율 인상이 오히려 비금융 상장기업(2012년 기준)의 법인세 총 납부액을 약 1조2000억원 이상 감소시키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한경연은 법인세수 감소의 원인은 법인세율 인하보다 경기 악화에서 찾아야 한다며 세수 확보 측면에서 법인세율 인상을 지양하고 최저한세율 인하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한세율은 각종 공제 및 감면으로 기업이 납부할 세금이 지나치게 낮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로, 각 기업 소득 중 일정 비율(일반기업 10~17%, 중소기업 7%)을 반드시 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경연은 명목 법인세율 인하가 단행됐던 2008년을 기준으로 2007년과 2009년 사이 기업평균 법인세액이 약 3.3% 감소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분석기간 중 법인세율 인하는 기업평균 법인세액을 약 7.0% 증가시킨 반면,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상황의 악화는 법인세수를 17.5% 감소시켰다는 분석이다.

한경연은 “세수가 부족한 현 상황에 국한해 단기적 세수 확충의 일환으로 법인세 문제를 보는 시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장기적으로 경제활성화를 통한 안정적 세수 확보에 중점을 두고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종혁 기자 ch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