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보험료 최대 18% 인상… '상해통원 담보' 때문?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5-02-03 17:31 수정일 2015-02-03 17:31 발행일 2015-02-0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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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손보 손해율, 부동의 1위

올해 실손의료보험 보험료가 최대 18%까지 올랐다.

이는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실손의료보험 담보 중 상해통원의 손해율이 가장 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험사들은 손해율을 낮추기 위해 보험료 인상 등 자구책을 내세웠지만 결국 손해율 부담은 소비자가 떠안게 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10개 손보사가 판매하는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이 3년 연속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10개 손보사의 2011~2013년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은 평균 120%를 넘어섰다. 실손보험 평균 손해율은 2011년 119%, 2012년 120.8%, 2013년 122.2%로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다.

특히 한화손해보험의 경우 2013년 실손보험 손해율이 144.1%로 제일 낮은 NH농협손해보험의 88.0%보다 56.1%포인트나 높다. 한화손보 다음으로는 흥국화재(132.2%), 롯데손해보험(128.5%) 순이다.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높다는 것은 가입자들이 납입하는 보험료보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보험금이 더 많다는 것을 뜻한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2000년대 후반 실손보험이 등장했던 초기시절 가입률이 폭발적으로 높았고, 그때의 실손보험 계약들이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상황에서 보험금 청구만 많아져 손해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손보험 손해율이 높은 요인 중 상해통원 손해율이 높은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실손보험 담보는 상해입원, 상해통원, 질병입원, 질병통원 등이 있는데 이 중 상해통원에 대한 손해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입원보다는 통원치료를 통해 실손보험 보장을 받는 환자가 많다는 의미다.

지난 2013년 기준 업계 평균 상해통원 손해율은 135.1%. 특히 2013년 한화손보 실손보험의 상해통원 손해율은 210.9%로 2011년부터 업계에서 가장 높았다. 한화손보 다음으로 상해통원 손해율이 높은 곳은 MG손보로 166.4%이며, 농협손보(89.6%)를 제외하면 모두 100%대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손해율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도 올해 상반기 중 자기부담금을 기존 10% 수준에서 20%로 올려 의료비 과잉진료 유발로 인한 보험금 누수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실손의료보험 가입자의 연간 자기부담금 상한 총액은 현행 200만원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

보험사들도 보험료 인상 외에도 실손보험 손해율을 낮추기 위한 노력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앞으로 실손보험 신규 계약시 인수심사를 강화하는 등 우량계약 중심으로 보험을 인수하고, 보험료를 적정 수준으로 인상해 손해율을 낮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각 보험사 및 정부차원에서 실손보험 손해율을 낮추기 위한 보험료 인상, 신규 계약 인수심사 강화, 자기부담금을 강화하는 등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이 같은 자구책은 모두 보험사에 유리한 것으로 결국 소비자 호주머리에 고스란히 부담을 떠안기는 모양새다. 

이때문에 보험사 손해율을 낮추는 대응방안에 소비자에 대한 배려는 전무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

실손보험 손해율
(자료=손해보험협회)
상해통원 손해율
(자료=손해보험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