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잇는 안전事故… 원인은 부족한 안전思考

서희은 기자
입력일 2015-01-26 16:58 수정일 2015-01-26 17:48 발행일 2015-01-2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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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 안전불감증 위험수위
LG디스플레이 '최고의 안전시설' 정부 평가 한달만에 사고
기업은 투자 소홀, 정부 가벼운 처벌… 문제점 키워
근로자·사업주 안전 의식 절실

새해부터 줄줄이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기업들이 저마다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을 수립하고, 안전사고를 대비한 불시 훈련을 하고 있음에도 산업 단지 내 안전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안전 경영’을 앞세운 기업들의 구호가 무색한 대목이다.

26일 산업계에 따르면 사회 곳곳에서 안전사고를 대비한 훈련이 ‘보여주기식’은 아닌지, 안전 대응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이 된 것인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경기 파주시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질소 가스에 노출돼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상자 4명 중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직원 1명은 26일 끝내 숨졌다. 20일에는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증설 공사 현장에서 철근 조립 작업을 하던 근로자 한 명이 건물 아래로 추락하면서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고, 21일에는 부산에 위치한 옛 대선조선 영도조선소에서 크레인이 무너져 4명이 사망했다. 현재 세 사고 모두 정확한 사고 경위를 경찰이 조사 중에 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과 부상자들이 회복하는 게 먼저”라며 “차후에 제로베이스 관점에서 안전 대응 시스템에 대해 되짚어보고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사고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국민안전처가 감독하고 한국안전인증원이 주관하는 공간안전 인증을 받고 “최고의 안전시설을 확보, 안전 관리 시스템을 강화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사고가 계속 일어나고 있어 기업과 정부가 경각심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백신원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우리나라는 산업 안전에 있어서 후진국”이라며 “안전도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전관리자, 안전시설물 등 안전 관리에 대한 기업의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는 말이다. 또 안전과 관련한 법은 있지만 지켜지지 않는 것과 솜방망이식 처벌도 재래적인 안전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안전사고 발생 시 해당 사업장에 작업 중지, 과태료 최고액 부과, 사법처리 등 부담을 줘서 안전사고 예방 정책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규석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과장은 “위험성이 높은 사업장은 사업주가 안전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집중적인 감시와 지도를 시행할 것”이라며 “협력업체의 경우 안전 관리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본사 중심의 안전 관리 책임 강화, 사고 시 처벌·체재 수준 강화 등의 조치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 원인으로 ‘의식과 교육 부족’을 꼽은 전문가들도 있었다. 인세진 우송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국민, 사업주, 근로자 등 모두가 안전이 꼭 필요한 분야라는 의식이 있다면 타인에 의해서가 아닌 자발적으로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안전의식’이 부족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의식이 바뀌지 않기 때문에 관리가 잘 되지 않는 것이라고 인 교수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안전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서희은 기자 hese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