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Mg제련공장, 신소재 경쟁력 확보위해 운영 필수”

차종혁 기자
입력일 2015-01-20 10:41 수정일 2015-01-20 10:42 발행일 2015-01-2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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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설비 보완 및 고부가 제품 생산용으로 설비 전환 검토
주민 반발 여전해 환경문제 해결 전에는 어렵다는 전망도
포스코가 페놀 유출사고 여파로 지난해 10월부터 대부분 가동을 중단했던 강릉 옥계 마그네슘제련공장을 재가동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우려와 환경단체 등의 반발이 커 재가동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전망이다.

20일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브릿지경제와 통화에서 “옥계 마그네슘제련공장은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미래 신소재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운영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제련(원료인 돌로마이트를 녹여 마그네슘괴를 만드는 과정)설비 가동은 중단됐지만 고강도 마그네슘 등 고부가제품 생산을 위한 연구는 계속 진행 중”이라며 “환경 설비를 보완하고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생산방식으로 설비를 개선해 재가동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포스코는 차세대 신소재 경쟁력 확보를 위해 1100억원을 투자해 강릉시 옥계면에 연산 1만t 규모로 지난 2012년10월 마그네슘제련 공장을 건설했다. 2013년 6월 페놀이 함유된 응축수(수증기가 액화되면서 생성되는 수용성 물질)가 인근 하천에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가동을 일부 중단했다.

현재 포스코는 무려 900억원을 들여 인근 토양과 하천 정화작업을 펼치고 있다. 마그네슘제련 공장은 제련 설비 가동은 전면 중단하고, 소재 연구개발을 위한 정련(마그네슘괴로 합금을 만드는 과정) 설비만 가동하고 있다.

포스코는 환경정화 진행 도중 설비를 완전가동할지 아니면 정화 완료 후 할지를 고민 중이다. 일단 페놀 유출 문제에 민감한 지역민들과 충분히 협의를 거친 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이민호 강릉시청 전략산업과 소재담당관은 “환경정화 작업 중에 마그네슘제련공장을 완전 재가동해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포스코은 한편 페놀 등 유해물질을 차단하기 위해 열원 교체도 검토 중이다. 마그네슘 제련시 열원으로 사용하는 석탄가스의 수증기가 액화되면서 페놀이 함유된 응축수를 생성하기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비용 부담이 크지만 열원을 석탄가스에서 LNG로 교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소재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부가 제품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해야 할 상황이다. 김현식 한국마그네슘기술연구조합 부장은 “옥계 마그네슘제련공장은 중국 설비를 들여왔는데 인건비, 원료 등에서 볼 때 중국에 비해 공정별 생산성이 떨어진다”며 “일반 마그네슘합금으로는 중국에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고강도 마그네슘 등 고부가 제품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마그네슘제련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지역 경제도 타격을 입었다. 이민호 강릉시청 소재담당관은 “포스코 마그네슘제련공장이 들어서면서 200명이 채용됐고 그 중 25%는 지역민이었다”며 “3단계에 걸친 투자계획이 원안대로 진행됐다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더울 컸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당초 포스코는 2012년 1만t 규모로 공장을 지은 뒤 2단계 투자를 통해 2015년 연산 4만t, 3단계 투자로 2018년 10만t까지 증설할 예정이었다. 이 담당관은 “유해물질 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지만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해 마그네슘 특화단지 조성을 통한 지역경제 개발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게 된 것은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설비 보완 후 완전 재가동을 희망하고 있지만 정화작업 완료 전 정상운영은 어려울 전망이다. 시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발이 여전히 거세기 때문이다. 박찬근 카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포스코와 강릉시는 조사 결과를 명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공장을 재가동하려면 모든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의 의견을 물어본 후에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종혁 기자 ch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