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의 빨간펜] 출판사는 최초의 독자… '역지사지 기획안'으로 설득하라

1인1책 코치 김준호
입력일 2015-01-14 09:00 수정일 2015-01-14 10:13 발행일 2015-01-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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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본 -김준호보타이
<p>1인1책 코치

‘CEO에게 침을 뱉어라’

이 독설은 몇 년 전 한 예비저자가 가져온 출판기획안의 가제목이었다.

“평소 CEO들의 행동에서 아쉬움이 많았어요. 조직이 발전하고 성과를 내려면 CEO가 변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붙였습니다.”

대기업에 근무했던 저자는 당시 벤처기업 이사로 재직 중이었다. 기업 조직 변화와 CEO 리더십에 깊은 지식을 갖고 있었다. 다만 이 같은 콘텐츠를 출판기획안으로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출판의 경험이 없던 그가 출판기획의 관점에 낯선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한 권의 책을 쓴다는 것은 최소한 한 명 이상의 독자가 생기는 행위다. 출판도 비즈니스다. 편집, 디자인, 인쇄 제작, 마케팅 등 한 권의 책으로 출판하기까지 1000만원 이상 들어간다. 이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초판 2000부를 팔고 2쇄로 찍은 1000~2000부는 더 나가야 수익이 생긴다.

이에 출판기획안은 역지사지의 관점이 필요하다. 자신의 기획안이 출판사에서 채택되기를 원한다면 결국 수천명의 독자를 확보할 수 있는 출판기획안을 만들고 출판사를 설득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야 독자와의 진검 승부가 펼쳐진다.

출판기획안은 독자의 관점에서 풀어야 한다. 실용적인 정보나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 깊은 성찰을 할 수 있는 자기수양 등 독자가 기꺼이 1만원 이상을 내고 구입할 만한 도움이 되는 기획안이 필요하다.

앞서 소개한 ‘CEO에게 침을 뱉어라’는 필자와의 조율을 거쳐 ‘행복이노베이션’, ‘CEO의 거짓말’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됐다. 그중 ‘행복이노베이션’은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 주인공 심윤섭씨는 책 출간 후 회사를 나와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스타강사가 됐다. 현재 연봉 2억원이 넘는 스타강사가 된 그는 여러 권의 책을 더 펴냈다. 그는 출판기획 초안을 보낼 때마다 질문을 한다.

“김 코치님 이 기획안이 3쇄 이상 나가는 콘텐츠가 될 수 있을까요?”

물론 그의 기획안이 3쇄 이상 나간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독자의 관점에서 기획안을 쓰고 연구한다는 것은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일이다.

1인1책 코치 김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