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가장 높은 업종은…항공‧조선‧해운

차종혁 기자
입력일 2015-01-12 18:37 수정일 2015-01-12 18:37 발행일 2015-01-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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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부실 여부, 업종 특성·부채비율·차입금 등 종합 판단해야”

국내 그룹 중 항공·조선·해운업체의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지난해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자구안을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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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재벌닷컴이 발표한 ‘30대그룹 부채-차입금 현황’을 보면 한진그룹, 대우조선해양, 금호아시아나, 현대그룹 등 항공·조선·해운업체의 2013년 부채비율이 250~540%를 기록했다.

현대그룹은 540.5%로 가장 높았고 한진(452.4%), 금호아시아나(381.9%), 대우조선(254.7%)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 중 현대, 한진은 2011~2013년 3년 연속 부채비율이 상승했다. 금호아시아나와 대우조선도 2012년 부채비율이 전년에 비해 하락했으나 2013년에 다시 높아졌다.

특히 2013년 부채총액 중 차입금 비중을 보면 금호아시아나는 56.7%, 한진은 46.3%로 높은 편을 기록했다. 반면 대우조선(31.8%)과 현대(25.9%)는 차입금 비중이 낮은 편에 속했다.

한편 항공·조선·해운업체는 업종 특성상 부채비율이 높게 잡힌 것일 뿐 재무 건전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조선업종은 다른 업종과 달리 수주를 해도 계약 초반에는 대금이 별로 안 들어오고 최종 인수시에 많은 대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일정 기간에는 부채비율이 높게 잡히는 것일 뿐 부실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양형모 LI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예전에는 조선업체들이 5번의 공정에 나눠서 대금을 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지만 최근에는 계약시 조금만 받고 선박 인수시에 대부분의 대금을 받는 해비테일(Heavey-tail)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수주를 많이 할 경우 부채비율이 높게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업종 특성상 부채비율이 높은 상황이지만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주력 계열사인데 항공산업 특성상 항공기 도입이나 리스로 인해 부채비율이 높은 편”이라며 “또한 금호건설이 2010년부터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경영정상화, 워크아웃과정에서 일시적 증감이 있었는데 비상경영체계를 통해 지속 개선해나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진그룹도 “그룹 주력사가 비행기를 보유한 대항한공과 선박을 보유한 한진해운인데 장치산업이다 보니 부채비율이 높다”며 “2013년말 재무구조 개선 의사를 밝힌 이후 에쓰오일 지분 매각과 한진해운 전용선 사업 이동, 2000억원 교환사채 발행과 대한항공 5000억원 유상증자 발행 등의 노력을 해왔다”고 말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그룹에서 현대상선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해운업 특성상 선박을 들여올 때마다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특성이 있다”며 “2013년12월 자구 계획안을 냈고 2014년 이행률이 95%에 달하기 때문에 2014년 부채비율 현황이 나오게 되면 크게 낮아진 것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이들 업체의 부채비율이 높지만 반드시 재무건전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해운·중공업이 업종 특성상 부채비율이 높지만 꼭 부실하다고 할 수는 없다”며 “건전성 여부를 파악하려면 부채비율, 현금유동성, 장·단기 채권 비중, 이자보상배율, 차입금의존도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진 M&A연구소 소장은 “한진그룹 등의 부채비율이 높긴 하지만 업종 특성상 높은 것일 뿐 재무건전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차종혁 기자 ch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