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외식사업 작게 시작해야 살아남는다"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15-01-12 14:27 수정일 2015-01-12 18:06 발행일 2015-01-1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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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본 '2015년 소비트렌드와 창업전략'

“절대 대박을 기대하지 말아라.”

매년 대중들의 소비 트렌드를 키워드로 정리하는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교수가 12일 오전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2015 트렌드와 프랜차이즈 전략’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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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하는 김난도 서울대 교수(연합)

김 교수는 국내 외식 프렌차이즈 CEO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어떻게 하면 해외 진출에 성공하느냐?”는 말이라면서 “한국에서의 규모를 생각하지 말고 철저히 ‘작게’시작하는 것만이 살아 남는 길 ”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예를 들어 중국시장의 경우 상해나 광저우 등 5대 도시 선점을 우선시하고, 14억 인구에게 어필한다는 큰 그림만 볼 게 아니라 작은 도시에서부터 일상으로 익숙해지는 것만이 프랜차이즈로 성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히트 상품들이 대부분 1만원 미만의 ‘작은 사치’ 상품이었던 것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2015년의 트렌드로 ‘카운트 십’(COUNT SHEEP·양 세기)을 통해 개인의 일상을 소소하게 장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유부단의 대명사 ‘햄릿’은 김 교수가 제시한 키워드중 가장 첫번째 항목이다.

시장상황이 불확실해지면서 소비자의 불안 수준은 높아지고 자기 결정에 대한 자신감은 점차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녀 간에만 ‘썸’(이성 간의 미묘한 감정)을 타는 것이 아니라, 상품·브랜드 선택에 있어서도 ‘썸’을 탄다. 

패스트패션, 렌털시장, 팝업스토어 등이 이와 맞물려 있다. ‘셀카’를 중심으로 일상을 SNS에 생중계하는 젊은이들과 경제력을 갖춘 베이비부머 세대인 ‘어번그래니(urban granny)’도 주목해야 할 소비층이다. 

희생정신으로 무장한 할머니가 아닌 어느 정도의 경제력까지 손에 쥔 어번그래니가 사회와 문화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렌드 코리아 2015’가 주목하는 또 하나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이른바 ‘꼬리경제’ 현상이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었던 ‘덤’의 판도가 변하고 있다.

소비자의 오감을 만족시켜 소비를 유도하는 ‘감각의 향연’,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바일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쇼핑을 즐기도록 하는 ‘옴니채널 전쟁’, 의심사회의 도래로 야기된 ‘증거중독’, 낙후되고 촌스럽던 골목길이 젊은 이들의 트렌드가 되는 ‘숨은 골목 찾기’를 키워드로 뽑았다. 

반대로 트렌디한 것을 따르지 않지만 트렌드가 되는 ‘놈코어(Normcore)’ 현상도 대두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