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임원감축, 설립 90주년 이벤트 탓?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5-01-07 15:32 수정일 2015-01-07 17:07 발행일 2015-01-0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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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 걷기대회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2년 창립 90주년을 기념해 유니세프와 함께 하는 행복나눔 걷기대회를 개최했다.

메리츠화재의 2012년 설립 90주년 빅 이벤트가 대규모 임원감축이라는 ‘독’이 되어 날아왔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2년 메리츠화재 설립 90주년을 기념해 마케팅 및 홍보를 강화하고 이익도 증가함에 따라 임직원 숫자를 늘렸다. 메리츠화재 임직원 수는 2011년 2059명에서 설립 90주년을 맞이한 2012년에는 2536명으로 500여명 가까이 크게 늘었다. 이후 2013년 2569명, 2014년 9월 2642명으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설립 90주년인 2012년에는 걷기대회, 걱정인형 관련 나눔사업, 사회공헌활동 등 다양하고 특별한 활동을 펼쳐왔다.

기업의 대규모 이벤트로 인력은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인 반면 경영실적은 2013년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부터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설립 90주년이었던 2012년 당기순이익은 총 1370억4500만원에서 2013년 1613억5900만원으로 243억1400만원이나 늘었다. 하지만 2014년 3분기까지의 당기순이익은 952억7600만원에 불과해 2013년 호황기의 당기순이익보다 훨씬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최근 메리츠화재는 임원 15명을 해임했다. 이는 메리츠화재 전체 임원 절반 가까운 수준이며, 또 예년 5~6명 안팎의 임원이 교체되는 것과 비교하면 인사폭이 2~3배에 달하는 규모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설립 90주는 맞이하면서 대규모 마케팅과 행사로 인해 2012년을 전후로 인력이 증가했으나 저금리 역마진을 비롯한 손해율 악화와 경영실적 악화로 임원진 감축이 불가피했다”며 “다만 일반 직원들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메리츠화재 신임 사장으로는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메리츠종금증권 사장(51)이 내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손보업계 5위인 메리츠화재가 그동안 규모에 비해 임원이 많은 편이었다”며 “이번 인력재배치 등 조직개편은 현장 영업이나 보상 파트 중심으로 이동할 것이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새로 내정된 메리츠화재 김용범 사장이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직을 하면서 인원을 감축 운영해 메리츠화재도 이런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용범 사장이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이 된 2011년부터 메리츠종금증권의 임원은 16명이었지만 2014년에는 10명으로 줄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