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내년 터키에 유럽 기술서비스센터 설치 검토

차종혁 기자
입력일 2014-12-28 17:58 수정일 2014-12-28 17:58 발행일 2014-12-2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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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시장 자동차강판 수요가 공략 차원…현재 해외 5곳 TSC 운영중

포스코가 유럽 자동차강판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내년에 유럽 현지에 기술서비스센터(TSC)를 설립한다. 유럽 TSC 설립 위치는 STS냉연 공장과 가공센터가 위치한 터키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본지 기자와 만나 “내년 중 유럽 현지에 기술서비스센터(Technical Service Center, TSC) 설립을 위한 전반적 계획을 수립 중”이라며 “TSC 위치는 유럽 진출의 교두보인 터키를 포함해 포괄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 TSC가 설립될 위치는 현재로서는 터키가 유력하다. 터키에는 연산 20만t 규모의 스테인리스 냉연공장 ‘POSCO-Assan TST’와 가공센터가 위치해 있다. 특히 르노, 피아트, 포드, 닛산, 혼다 등 다수의 글로벌 자동차 회사가 진출해 있어 자동차 강판 수요가를 공략하기 위한 최적의 위치로 손꼽힌다. 또한 이탈리아, 독일과 함께 유럽 3개 가전강국으로 불릴만큼 고급 스테인리스 냉연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고 판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유럽 본토와의 접근성 차원에서 이탈리아와 슬로베니아도 후보군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에는 현재 포스코의 스테인리스강판 제조센터가, 슬로베니아에는 물류 및 철강판매센터가 각각 위치해 있다.

포스코가 유럽에 TSC를 설립하려는 이유는 수요처에 전략적으로 접근하기 위함이다. 즉 TSC는 수요처가 포스코의 철강제품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기술적 문제에 대해 고객 불만을 즉시 해결해주는 기술서비스가 가능하다. 또한 고객의 요구와 용도에 적합한 신강종을 개발하고, 사용기술을 최적화해 수요산업과의 동반성장을 도모하는 EVI(Early Vendor Involvement) 활동도 가능하다. 수요처에 맞춤형 기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단순 가공센터와는 큰 차이가 있다. 글로벌 기업인 포스코조차도 중국, 일본, 동남아, 서남아, 미주 등 5곳에서만 TSC를 운영 중이다. 수요처들에 대해 기술서비스를 강화해야 할 입장이지만 정작 다수의 글로벌 자동차사가 밀집한 유럽에는 아직 TSC를 두지 못했던 것이다.

포스코가 해외 고객사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는 이유는 현대제철이 제1~3 고로를 완성한 후 자동차용 강판의 생산 및 국내 공급을 본격화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가 계열사인 현대제철로부터 받는 자동차강판 물량을 늘려가면서 상대적으로 포스코의 국내 입지는 점점 더 좁아질 것이라는 위기감의 반영이다.

또 해외에 생산공장만 설립했을 때보다 TSC를 설치해 기술서비스를 강화했을 때 고객 만족도가 높다는 점도 반영됐다. 실제 지난 2011년 첫 개소한 중국 TSC는 3년간 42건의 고객사 맞춤형 솔루션 활동을 펼치면서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TSC 설립에 많은 인력과 비용이 투입되지는 않지만 단순 가공센터만으로는 해외 고객사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기술서비스센터를 확대하는 중”이라며 “유럽 지역 자동차 강판 수요가 늘고 있는데도 아직 뚜렷한 기반이 없는 상황이라 유럽 TSC 설치로 수요처에 전략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차종혁 기자 ch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