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기관투자자, 주식투자엔 '아기 손'

이길상 기자
입력일 2014-12-21 14:27 수정일 2014-12-21 15:48 발행일 2014-12-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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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비중 14%로 豪 47%‧美 46% 선진국의 절반도 안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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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관투자자들은 미국, 영국 등 선진국과 비교해 주식투자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에 집중하기보다 주식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지난 2002~2012년 OECD 통계 기준으로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등 5개국 기관투자자의 주식과 채권에 대한 투자비중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기관투자자의 주식투자 비중은 평균 14.3%로 호주(56.7%), 미국(45.7%), 영국(43.2%) 등과 비교해 현저하게 낮았다. 다만 일본(11.7%) 보다는 다소 높았다.

우리나라 기관투자자는 자산규모가 가장 큰 보험의 주식투자 비중이 가장 낮았고, 펀드의 주식투자 비중이 가장 높았다. 보험 자산규모는 6033억달러(2011년 기준)로 가장 크고, 펀드자산과 연금자산은 각각 3981억달러, 519억달러다.

보험자산 중 주식투자 비중은 6.6%로 호주(61.1%), 영국(30.1%), 미국(29.1%), 일본(9.2%) 등과 큰 차이를 보였다. 반면 채권에 대한 비중은 58.1%로 일본(57.1%), 미국(55.4%), 영국(41.5%), 호주(25.6%)보다 높았다.

펀드자산 중 주식투자 비중은 22.2%로 영국(67.8%), 호주(52.2%), 미국(46.9%)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다만 일본(12.0%)보다는 주식투자를 많이 했다. 하지만 채권에 대한 투자 비중은 50.0%로 미국(42.5%), 호주(32.4%), 영국(20.0%), 일본(14.2%)보다 훨씬 집중했다.

연금자산 중 주식투자 비중은 14.1%로 미국(61.0%)과 호주(56.8%)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지만 채권 비중은 43.8%로 가장 높았다.

선진국과 비교해 이처럼 낮은 기관투자자의 주식투자 현실에 대해 정책적 지원과 함께 기관투자자의 주식투자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민 금융투자협회 연구원은 “기관투자자의 주식투자가 선진국에 비해 소극적인 게 사실”이라며 “특히 국내 퇴직연금 중 주식형펀드 투자는 0.1% 수준으로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등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도 “기관투자자들의 마인드 변화가 요구된다”며 “안정적인 채권 비중만 높이지 말고 주식투자에도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길상 기자 cuppe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