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국내 금융시장…보수 아니면 투기로 '극과 극'

이길상 기자
입력일 2014-12-16 11:33 수정일 2014-12-16 11:33 발행일 2014-12-1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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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시대에 접어든 국내 금융시장에서 보수 아니면 투기로 가는 ‘극과 극’ 투자 형태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990년대 일본에서 인기를 끈 안정적인 배당 투자와 투기적인 상품 투자가 공존하는 형국이 국내에서 재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리투자증권은 1990년대 고령화에 진입한 일본의 투자자 성향을 분석한 결과 성장률이 떨어지는 과정에선 중위험-중수익과 같은 중간값을 취하는 상품에 대한 관심은 감소하고, 극단적으로 보수적인 투자자와 투기적인 투자자가 공존하는 극과 극 투자행태가 등장했다고 16일 밝혔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당시 일본의 보수적인 투자자는 고령화로 인해 성장률이 떨어지고 예금이나 채권이자가 제로 수준에 근접하자 금고를 사서 현금을 쌓아두는 성향을 보였다. 반면 월급으로 먹고 살기 힘든 투자자는 해외 주식이나 채권, 더블데커(해외 채권과 신흥국 통화에 투자해 환차익을 노리는 상품) 같은 투기적인 자산 투자를 늘렸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총괄팀장은 “장기적으로 한국에서도 성장률 둔화로 인해 금리가 배당수익률을 밑도는 ‘역 수익률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보수적 투자자 사이에선 배당투자가 화두로 떠올라 배당을 통한 월지급식펀드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블데커는 고령화와 저성장 시기인 2000년대 일본에서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모아 10조원 규모까지 성장했다”며 “국내에서도 외환 규제가 완화하는 추세로 위안화와 연결된 더블데커펀드 등 공격적인 성향의 다양한 상품군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길상 기자 cuppe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