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방에 감초? 고혈압약 먹을 떈 멀리 하세요

정윤경 기자
입력일 2014-12-15 15:22 수정일 2014-12-15 16:54 발행일 2014-12-1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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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먹느니만 못해" 조심해야 할 음식·약 궁합

흔히 사람을 사귈 때나 조직과 일할 때 일이 틀어지면 ‘궁합이 안 맞는다’는 표현을 쓴다. 

마찬가지로 병을 낫게 할 때 먹는 약품과 음식에도 분명 궁합이 있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약의 효능을 떨어뜨린다면 안 먹느니만 못하다. 

약품의 성분에 따라 독이 될 수 있는 음식들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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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홍차·녹차 - 감기약·빈혈약

종합감기약 중에는 카페인을 포함한 것이 많다. 카페인이 혈관을 수축시켜 콧물이나 두통을 완화해주기 때문이다. 때문에 카페인이 함유된 차나 커피, 초콜릿을 펜잘, 게보린, 화이투벤 등 카페인이 들어간 감기약과 함께 마시면 카페인 과잉 상태가 된다. 이에 따라 중추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돼 가슴이 두근거리고, 다리에 힘이 없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커피·홍차·녹차에 들어있는 탄닌이라는 성분은 일부 약물과 결합해 물에 녹지 않는 침전물을 만들기 때문에 몸에 흡수 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헤모큐 등 빈혈약, 이미프라민 등 항우울증제가 이에 속한다.

◇ 우유- 변비약

변비약은 대장에서 약효를 내기 때문에 코팅이 된 경우가 많은데 알칼리성인 우유가 약의 보호막을 손상시킬 수 있다. 대장에 가기 전에 위장에서 녹아 약효가 떨어질 수 있다.

또 마그밀 등 수산화마그네슘이 들어있는 변비약은 우유를 많이 먹었을 때 혈중 칼슘 농도의 증가로 탈수증이나 구토를 유발하는 우유알칼리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 감초 - 고혈압약

고혈압약 중 이뇨제는 소변을 늘려 염분의 배출을 촉진, 말초혈관 압력을 내려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감초를 먹을 경우 소변 배출을 막아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감초에 있는 글리시리진 성분이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을 증가하게 하는데, 코르티솔이 많아지면 소변으로 수분과 나트륨이 배설되는 것을 막고 반대로 칼륨 배설을 돕는다.

이뇨제를 먹으면 칼륨이 낮아져 저칼륨혈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칼륨이 많이 들어있는 오렌지, 바나나, 건포도 등을 먹는 것이 좋다. 이와 반대로 스피로노락톤 성분이 들어있는 고혈압약을 먹으면 고칼륨혈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오렌지 등 칼륨이 많이 든 음식을 먹으면 안된다.

◇ 브로콜리·양배추 - 항응고제

브로콜리, 양배추, 시금치 등 비타민K가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은 와파린 등 동맥경화를 치료할 때 쓰는 항응고제(혈액을 묽게 해 혈액이 굳는 것을 막는 약)의 효능을 떨어뜨린다. 비타민K가 혈액 응고를 돕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양파와 마늘, 은행, 생선, 달걀 등 비타민E가 풍부한 음식을 함께 먹으면 출혈이 멈추지 않거나 자주 일어나 오히려 동맥경화나 심근경색, 뇌경색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정윤경 기자 v_v@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