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가계대출은 계속 늘어나고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나 시중은행들은 또 가산금리를 인상했다. 은행연합회 대출금리 공시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7월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 평균 가산금리를 0.34%포인트 올린데 이어 10월 0.94%포인트 또 올렸다. 이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7월 3.31%에서 10월 3.56%로 올랐다.
다른 시중 은행들도 비슷한 추세다. 최근 3개월 새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6%포인트 가량씩 상향 조정했다. 기준 금리는 0.5%포인트 내렸는데 가산금리는 되레 그 이상의 폭으로 올랐다. 가산금리를 올리는 꼼수로 대출금리를 높게 유지하고 있다.
더구나 일부 은행은 저신용층에게 더 잔혹한 잣대를 들이댔다. 신한은행은 1∼3등급 대출자의 가산금리를 1.02%포인트에서 1.04%포인트로 소폭 올렸으나 신용도가 낮은 7∼10등급의 가산금리는 1.10%포인트에서 1.29%포인트로 대폭 올려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물론 은행들도 예대금리가 동반 하락하면서 기본 수익인 예대마진이 줄어 수익성 악화가 심각한 만큼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강변할 수 있다. 하지만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상은 경제 회생을 위한 금리 인하 효과를 반감시킬 뿐 아니라 영업이익을 위해서는 서민들의 희생을 아랑곳하지 않는 무책임한 영업행위다. 저신용층에게 가산금리 인상 폭이 더 가혹한 것은 국민의 고통을 외면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는 이유다.
대출금리도 예금금리 인하 폭만큼 내리는 게 상식이다. 금융 당국은 이런 금리구조가 과연 정상적인지 재차 살펴보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