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출 가산금리 또 인상 서민가계 주름살

사설 기자
입력일 2014-11-30 16:00 수정일 2014-11-30 16:00 발행일 2014-12-0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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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의 급증세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올려 가계에 주름살이 깊어진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11월 7개 시중은행의 가계 대출 잔액은 443조원으로 10월 말에 비해 4조원가까이 늘었다고 한다. ‘초이노믹스’로 불리는 부동산 규제완화와 저금리 정책이 가계대출의 폭증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가계대출은 계속 늘어나고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나 시중은행들은 또 가산금리를 인상했다. 은행연합회 대출금리 공시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7월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 평균 가산금리를 0.34%포인트 올린데 이어 10월 0.94%포인트 또 올렸다. 이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7월 3.31%에서 10월 3.56%로 올랐다.

다른 시중 은행들도 비슷한 추세다. 최근 3개월 새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6%포인트 가량씩 상향 조정했다. 기준 금리는 0.5%포인트 내렸는데 가산금리는 되레 그 이상의 폭으로 올랐다. 가산금리를 올리는 꼼수로 대출금리를 높게 유지하고 있다.

더구나 일부 은행은 저신용층에게 더 잔혹한 잣대를 들이댔다. 신한은행은 1∼3등급 대출자의 가산금리를 1.02%포인트에서 1.04%포인트로 소폭 올렸으나 신용도가 낮은 7∼10등급의 가산금리는 1.10%포인트에서 1.29%포인트로 대폭 올려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물론 은행들도 예대금리가 동반 하락하면서 기본 수익인 예대마진이 줄어 수익성 악화가 심각한 만큼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강변할 수 있다. 하지만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상은 경제 회생을 위한 금리 인하 효과를 반감시킬 뿐 아니라 영업이익을 위해서는 서민들의 희생을 아랑곳하지 않는 무책임한 영업행위다. 저신용층에게 가산금리 인상 폭이 더 가혹한 것은 국민의 고통을 외면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는 이유다.

대출금리도 예금금리 인하 폭만큼 내리는 게 상식이다. 금융 당국은 이런 금리구조가 과연 정상적인지 재차 살펴보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