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신 나간 코레일의 황당한 열차사고

사설 기자
입력일 2014-11-24 16:00 수정일 2014-11-24 16:00 발행일 2014-11-2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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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은 여전한 것 같다. 한동안 안전에 대한 관심과 반성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고 경각심이 높아지긴 했지만 크고 작은 사고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지고 있다. 정부조직 개편으로 국민안전처가 신설되는 등 정부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국민의 안전의식은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사고 예방과 사고 발생시 구조 및 대피 요령 등 안전수칙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지난 22일 밤 강원도 정선에서 열차사고가 일어났다. 산악지대를 달리던 열차가 갑자기 멈춰 섰고 이어 이 열차를 끌고 가기 위해 투입된 다른 기관차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승객 160명 가운데 일부가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나머지 승객들도 산 속에 고립되어 불 꺼진 열차 안에서 6시간 동안 암흑과 추위에 떨어야 했다. 충돌이 경미해 사망자가 없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자칫 대형 사고로 번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황당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코레일은 사고 열차가 왜 산 속을 운행 중에 멈춰 섰는 지 이렇다 할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고 지역은 오르막 길이어서 동력을 상실해 오도 가도 못하는 상태가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동력 상실의 원인이 기계 고장인지 기관사의 운전 미숙인 지는 불분명하다. 또한 사고 열차를 끌고 가기 위해 다가온 다른 기관차와의 충돌사고 원인은 기관사의 운전 부주의일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구조를 위해 출동한 기관차가 사고를 낸 격이어서 황당하기 짝이 없다. 사고지점은 정선역에서 불과 30분 거리인데도 승객 구조가 6시간이나 지체된 것도 문제다.

운행 중 휴대폰을 사용하던 기관사의 과실로 90여 명의 사상자를 낸 태백 열차사고가 일어난 게 불과 넉 달 전 일이다. 코레일은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관리 시스템과 사고 발생 시 응급 구난체계, 그리고 기관사들의 근무 기강 등을 모두 점검해 봐야 할 것이다. 열차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