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민항기 시장 노리는 韓·中·日…승자는 누구

김정욱 기자
입력일 2014-11-23 19:01 수정일 2014-11-23 19:01 발행일 2014-11-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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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민항기 시장 매년 287조원 늘어…2024년 5740조원

앞으로 20년간은 세계 민항기 시장이 매년 287조원의 신규 시장을 형성하고 2024년까지 574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 중국, 일본이 미국과 유럽의 아성에 도전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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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세계 민항기 시장은 미국의 보잉과 유럽의 에어버스가 양분하고 있다. 미국 록히드마틴이 한때 민항기 시장 진출을 시도했다가 고배를 마시고 현재는 군용기와 로켓, 위성 등 우주산업에만 전념하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은 민항기 산업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보잉, 에어버스 등 굴지의 회사들과 협력을 통해 빠르게 기술을 습득하면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세계 민항기 시장에서 ‘한중일 민항기 3국지’가 펼쳐질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한중일의 대표적인 항공기 제작사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카이)과 중국의 ‘중국상용항공기유한공사’(COMAC, 코맥), 일본의 ‘미쓰비시항공기’ 등이다.

이 중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업체는 중국 COMAC이다. 최근 미국 보잉은 2033년이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항공시장이 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중국은 민항기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내수를 중심으로 항공기 시장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코맥은 지난 2010년 중국국제항공우주박람회(주하이 에어쇼)에서 중형 여객기 ‘C919’의 사전 구매계약 100대를 성사시키면서 주목을 받았다. 또 이달 초 열린 2014년 주하이 에어쇼에서는 C919의 30대 추가 주문을 받았다. 현재 개발 중인 C919는 168인승과 158인승 두 가지 모델이 있으며 2017년 완성돼 2018년 주문사 측에 인도될 계획이다. 코맥은 90인승 규모의 민항기 ARJ21-700도 곧 양산할 계획이며 낮은 가격으로 세계시장에서 승부를 벌일 방침이어서 보잉과 에어버스에 적잖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미쓰비시항공기는 지난 달 ‘미쓰비시리저널제트’(MRJ)를 선보이며 민항기 시장 쟁탈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MRJ는 78인승과 92인승 두 가지 모델이 있으며, 이번에 공개된 기체는 시험기로 2017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1964년까지 소형 민항기를 생산했던 일본은 이번 MRJ를 내놓으면서 50년 만에 다시 민항기 생산에 돌입한 것이다. 일단 미쓰비시항공기가 내놓은 MRJ 32대를 일본항공(JAL)이 구입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중국에 비해 민항기 부분에서는 후발주자이지만 세계 2차대전 당시부터 비행기를 만들어온 기술력을 갖고 있다. 일본이 중국과 경합을 벌이며 항공기 시장의 신흥 강자로 부상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일본은 200석 규모의 민항기를 개발 중이며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 나라 중 가장 늦게 세계 시장에 뛰어들었다. 우리 기술로 민항기를 생산하겠다는 것은 우리 정부의 오랜 숙원으로 카이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현재 카이는 공군의 고등훈련기와 경공격기 등 소형전투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육군에도 자체 기술로 개발한 헬기를 납품하고 있다. 카이는 현재 항공기 부문에서는 초보 단계에 있지만 미국 벨헬리콥터, 보잉, 록히드마틴, 유럽의 에어버스 등과 협력을 통해 빠르게 기술을 습득하며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특히 소형 전투기 부문에서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에 수출을 성사시키는 등 해외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김정욱 기자 k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