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칼럼] 빅 데이터의 빛과 그늘

크리스토퍼 하얌스
입력일 2014-11-23 16:00 수정일 2014-11-23 16:11 발행일 2014-11-2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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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뉴스의 헤드라인이 ‘빅 데이터(Big Data)’로 장식되고 있다. 빅 데이터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말해보자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우리시대의 ‘슈퍼맨’과도 같은 거대 데이터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인류가 매일 새롭게 업데이트 되는 데이터로부터 유용한 통찰들을 끌어내 현실 세계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침에 어떤 종류의 빵을 먹을지부터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을 찾아보는 것 까지. 이미 당신도 슈퍼맨의 도움으로 살고 있지 않은가.

인류는 이미 수세기 동안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왔다. 컴퓨터가 없던 시절엔 사람들과 대면하며 자료를 만들어 나갔고 백과사전을 만들어 정리하기도 했다. 1950년대부턴 컴퓨터가 상업화되면서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이 가능해졌고 비즈니스에 데이터를 본격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에 인터넷까지 개발되면서 매일매일 대규모 정보들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빅 데이터라는 새로운 트렌드는 15년 전부터 시작됐다. 아마존과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고객들이 구입했던 구매 내역 정보를 활용, 비슷한 카테고리의 제품들을 제안했던 것이었다.

여기에 스마트 폰이 개발되면서 인터넷의 시간과 장소 제약을 없앴고 빅 데이터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열었다. 필연적으로 데이터의 수요를 증가시켰고 현실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더 큰 단계로의 도약을 이뤄냈다. 언제 어디서나 제품을 구매하고 구직 정보를 게재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우리는 편리함 뒤에는 항상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다양한 산업에서 빅 데이터 수요가 급증한다는 것은 우리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받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기도 하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과 기업들이 시종일관 당신을 따라다닐 수 있는 가능성이 활짝 열렸다는 얘기다. 기업들은 개개인의 소비 행태나 구직 정보를 캐내기도 하고 심할 경우엔 제품을 팔기 위해 SNS에서 어떠한 대화를 해왔는지 염탐할 수도 있다.

데이터 조작도 큰 문제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은 최근 ‘프리즘(Prism)’이라는 감청 프로그램을 이용해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을 쓰는 전세계 이용자들의 개인 정보에 무차별적으로 접근해오다가 발각됐다. 페이스북이 최근 실시한 ‘감정 실험’도 충격적이었다. 페이스북은 임의로 즐거운 내용이나 우울한 내용의 글을 자체로 검열해 사람들이 어떠한 반응을 보이는지 실험을 진행했다. 뒤늦게 실험에 동원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상당수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마치 자신이 실험용 쥐처럼 이용됐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빅 데이터의 그늘을 극명하게 드러낸 사례다.

따라서 빅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업들은 크게 3가지 측면에서 고객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목적을 분명하게 알리는 투명성. 고객들에게 혜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데이터 이용의 적절성. 제 3자에게 고객 정보가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도록 하는 보안성에 철저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그래야 기업은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잃지 않고 효과적인 경영 활동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며 사회 전체적으로는 우리 생활 뒤에 숨어있는 ‘빅 브라더’ 출현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크리스토퍼 하얌스 월스트릿저널 칼럼니스트

정리=권익도 기자 

※해외 취업정보사 인디드(Indeed.com)의 부사장 크리스토퍼 하얌스는 최근 월스트릿저널(WSJ)에 ‘빅데이터의 빛과 그늘’에 대한 칼럼을 기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