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경제 미드필더 강소기업을 키우자

사설 기자
입력일 2014-11-13 16:00 수정일 2014-11-13 16:00 발행일 2014-11-1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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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챔피언이란 ‘비밀스럽게 숨겨져 있으면서 세계시장에서 놀랄만한 성공을 거두는 보석 같은 기업’을 일컫는다. 그들은 세계화에 앞장서면서도 결코 그 모습을 드러내길 꺼린다. 그렇지만 기술의 혁신이나 틈새시장 개척에는 누구보다도 발 빠르게 대처한다. 글로벌 강소기업 혹은 히든챔피언은 축구로 치면 그들은 골을 넣는 화려한 스트라이커는 아니다. 세계 최고의 리그로 평가받는 영국 프리미어 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미드필더로 맹활약, 현지 언론으로부터 ‘소리 없는 영웅(Unsung Hero)’이란 찬사를 받았던 박지성 같은 존재일 것이다.

우리 경제는 1960년대 이후 당시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대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산업구조를 표방 기형적인 형태로 성장을 해왔다. 정부가 추격형 압축 성장 정책으로 일관하면서 중소기업을 홀대하고 대기업만을 위한 차별적 기업정책을 펴면서 경제의 양극화란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했다. 1990년대 이후엔 거듭된 금융위기와 복합적인 장기불황으로 저금리·저성장 구조가 고착화 되면서 ‘고용 없는 성장’이란 깊은 늪에 빠지면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국가경제의 허리인 강소기업·중견기업 육성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게 되었다.

최근 간판기업들의 글로벌 시장점유율·매출·영업이익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현실에서 이를 보완하고 뒷받침해줄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우직하지만 목표를 세우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걷는, 기술력·창의력·비전·기업가정신을 겸비한, 글로벌 강소기업 이른바 한국형 히든챔피언의 역할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나라의 경제가 균형 잡히고 조화롭게 발전하고 성장하려면 스트라이커인 간판 대기업의 힘만으론 이루어지지 않는다. 간판 대기업에게 골 찬스를 제공하는 미드필더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 혹은 히든챔피언의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어시스트가 필요하다. 국가경제 역시 조화로운 팀플레이가 있어야만 기업들과 더불어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한 것이다. 특히 내수기반이 취약하고 자원이 없는 우리경제에 있어서 이보다 더 중요한 국가적 과제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