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연필로 빈칸 채우며 색다른 나와 만난다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4-11-13 09:17 수정일 2014-11-17 16:13 발행일 2014-11-1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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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위한 색칠공부 '컬러링북' 인기
파리 패션 아이템과 건물 드로잉 담은 '파리시크릿' 등 눈길
원본_에펠탑
나만의 색으로 채워나가는 파리 여행 ‘파리시크릿’.

어른들을 위한 ‘컬리링북’이 스트레스로 지친 이들의 마음을 달래고 있다. 늘 손에 붙들고 있던 스마트폰을 잠시 뒤로 하고 빨강·파랑·노랑 등 마음 가는 대로 그림을 채워가다 보면 어느 새 복잡한 마음이 진정된다. 엉뚱한 색이 까만 선을 넘는 실수에 연연할 필요도 없다. 일련의 과정을 마치고 한 눈에 들어오는 결과물은 실수조차 아름다운 터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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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색으로 채워나가는 파리 여행 ‘파리시크릿’.

‘비밀의 정원’을 시작으로 다양한 버전의 컬러링북이 출시되고 있다. 정원이 인기니 동물원이 나오고 이제는 아예 ‘아트 테라피’라고 이름 붙여 나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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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시크릿’.

이번엔 파리를 테마로 한 ‘파리시크릿(자음과 모음 출판)’이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책은 프랑스 파리와 관련된 90여 가지 일러스트를 담았다. 에펠탑을 비롯한 파리의 건물들과 패션 아이템 등 허전한 페이지를 색으로 채우다 보면 마치 여행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한다.

그림은 세련된 인테리어 소품으로 국내에서도 사랑받는 프랑스의 그래픽 디자이너 조에 드 라스카스가 그렸다. 단순한 패턴으로 ‘치유’에 중점을 둔 기존 컬러링북과는 분명 다르다.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알록달록 나만의 색으로 탄생하는 패션 소품들은 독자의 숨겨진 예술성을 자극한다.

그림을 그리고 색을 입히는 것은 어린시절부터 익숙한 과정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잊혀지고 멀리하는 취미이기도 하다. ‘잘 그려야 한다’는 두려움이 몸에 뱄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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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색으로 채워나가는 파리 여행 ‘파리시크릿’.

대구미술치료연구소 심리치료사는 “컬러링북은 독자 정서 안정은 물론 그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고 분석한다. 그는 이어 “단순한 선을 긋는 행위라도 아이와 달리 어른은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며 “형태가 정해져 있는 컬러링북은 평소 그림에 관심이 많은 어른들이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예술 교재”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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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객이 서점에 진열된 컬러링북을 살펴보고 있다.(사진=김동민 기자)

전국 서점마다 컬러링북 특별 진열장 곁에 부록처럼 색연필이 진열돼 있다. 대부분 컬러링 북 가격은 1만원대 초중반, 서점에서 추천하는 색연필(Faber - castell 36색 기준) 가격은 2만원 안팎이다. 배보다 배꼽이 큰 셈이다. 사실 취미로 하는 색칠이라면 무지개색 정도면 충분하다. 수많은 색연필이 바닥에 깔려 있어도 결국 손에 드는 것은 익숙한 몇몇 색이다.

‘파리시크릿’ 책 가격은 1만2000원. 현재 온라인 서점에서 예약판매 중이며, 11월 20일까지 9600원에 구입 가능하다. 11월 26일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정상가로 구입할 수 있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