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중 FTA, 신기술·고품질로 승부 걸어야

사설 기자
입력일 2014-11-11 16:00 수정일 2014-11-11 16:00 발행일 2014-11-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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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의 자유무역 시대가 열렸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2년 6개월 협상 끝에 10일 양국정상회담에서 타결됐다.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연합(EU),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에 이어 중국까지 세계 4대 경제권과 모두 FTA를 체결한 유일한 국가가 됐다. 우리가 확보한 FTA 경제영토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73%에 달한다.

중국은 인구 13억 6000명의 거대 시장이다. 지난해 대중(對中)수출은 1413달러(전체 수출액의 26%)로 미국·유럽연합(EU)·일본 실적을 합친 것과 맞먹을 만큼 절대적이다. 수입 역시 압도적 1위다. 개방 폭은 한국이 체결한 기존 FTA에 비해 낮지만, 막대한 내수시장을 가진 중국이라는 점에서 영향력은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이번 FTA 체결을 통해 자동차와 LCD를 뺀 거의 모든 공산품 시장과 영화·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및 서비스, 투자, 금융, 통신, 전자상거래 시장을 전면 개방했다. 한국은 최대 쟁점인 쌀을 비롯하여 국내 주요 생산 농산품인 고추, 마늘 및 소·돼지고기, 사과, 배 등도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은 평가할만하다.

우리에게 민감한 농수산 분야 개방률은 품목 수 기준 70%, 수입액 기준 40% 선에서 방어했지만 중국의 저가 농수산물 범람이 우려되는 만큼 친환경·고품질의 농수산품 개발로 대응전략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제조업 역시 전기, 비철금속, 정밀화학, 기계 등 중소기업 주력 품종 대부분이 개방된 만큼 중국 제조업의 역습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 및 제품 혁신을 통해 시장 선점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FTA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새정치민주연합은 “장밋빛 전망에 기초한 졸속 타결”이라 했다. 전국 곳곳에서 반대시위를 벌이던 농민단체들은 쌀 제외 등 농업개방 폭이 크지 않자 반발은 잦아들어 다행이다. 협정의 마지막 관문인 향후 국회비준 과정에서는 이해득실은 철저히 따지데 소모적 논쟁 보다 생산적 토론으로 전략적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옳다.

한·중 FTA는 우리 경제에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다.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경제에 새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신기술과 고품질로 수출경쟁력을 키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