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인구 13억 6000명의 거대 시장이다. 지난해 대중(對中)수출은 1413달러(전체 수출액의 26%)로 미국·유럽연합(EU)·일본 실적을 합친 것과 맞먹을 만큼 절대적이다. 수입 역시 압도적 1위다. 개방 폭은 한국이 체결한 기존 FTA에 비해 낮지만, 막대한 내수시장을 가진 중국이라는 점에서 영향력은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이번 FTA 체결을 통해 자동차와 LCD를 뺀 거의 모든 공산품 시장과 영화·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및 서비스, 투자, 금융, 통신, 전자상거래 시장을 전면 개방했다. 한국은 최대 쟁점인 쌀을 비롯하여 국내 주요 생산 농산품인 고추, 마늘 및 소·돼지고기, 사과, 배 등도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은 평가할만하다.
우리에게 민감한 농수산 분야 개방률은 품목 수 기준 70%, 수입액 기준 40% 선에서 방어했지만 중국의 저가 농수산물 범람이 우려되는 만큼 친환경·고품질의 농수산품 개발로 대응전략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제조업 역시 전기, 비철금속, 정밀화학, 기계 등 중소기업 주력 품종 대부분이 개방된 만큼 중국 제조업의 역습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 및 제품 혁신을 통해 시장 선점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FTA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새정치민주연합은 “장밋빛 전망에 기초한 졸속 타결”이라 했다. 전국 곳곳에서 반대시위를 벌이던 농민단체들은 쌀 제외 등 농업개방 폭이 크지 않자 반발은 잦아들어 다행이다. 협정의 마지막 관문인 향후 국회비준 과정에서는 이해득실은 철저히 따지데 소모적 논쟁 보다 생산적 토론으로 전략적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옳다.
한·중 FTA는 우리 경제에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다.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경제에 새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신기술과 고품질로 수출경쟁력을 키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