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잃어버린 나라를 생각하고 나를 찾는 곳. ‘심우장(尋牛莊)’
‘심우장’은 일제강점기 시절 만해 한용운 선생의 머물렀던 집터다. 심우는 ‘자기 본성인 소를 찾는다’는 불교 수행 과정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길상사’에서 ‘심우장’까지 거리는 걸어서 10~15분. 미로처럼 짜여진 조그만 골목 사이로 ‘심우정’을 찾아 나서는 길은 색다른 즐거움을 선물한다.
◇ “안 보고 가면 평생 후회할 거예요.”
‘심우장’을 보고 돌아서는 길, 자꾸 뒷덜미를 잡아 끄는 무서운(?) 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낡은 아날로그 TV, 담벼락 위에 박힌 유리병 등을 지나고 나면 이내 과거를 만나게 된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북정마을’은 변하지 않은 그때 그 시절 모습으로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아련하고 신비롭다.◇ 상허 이태준 생가에서 맛보는 전통차 한 잔
‘길상사’ 아래 큰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눈에 뛰는 옛 저택 하나가 있다. ‘달밤’, ‘황진이’ 등 문학작품을 집필한 이태준 생가다. 현재는 세월을 그대로 간직한 전통 찻집 ‘수연산방’이 됐다. 다소 비싼 가격이 아쉽다. 하지만 정원이 보이는 집 안에서 따듯한 차 한잔을 홀짝이다 보면 아쉬움이 사라지고 행복한 만족감이 들어선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