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7000가구 입주… 주변 전세 노려라

남지현 기자
입력일 2014-11-09 16:41 수정일 2014-11-11 16:47 발행일 2014-11-1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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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예정물량 전월보다 5198가구 증가

오는 11월 안양시 비산동 화성파크드림 입주를 앞두고 있는 김현숙(가명·54)씨는 지난 9월부터 입주할 아파트를 월세로 내놓았다. ‘귀하다는’ 월세입주자를 빨리 잡기 위해 다른 입주예정자들보다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그러나 김 씨는 최근 월세물건을 전세로 돌렸다. 입주시기가 시시각각 다가옴에 따라 월세세입자를 찾기가 더욱 힘들어 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2억9000만원짜리 전세를 보증금 1억에 월세 1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까지 낮췄지만 나가지 않은 것. 김 씨는 잔금을 내기 위해서라도 울며 겨자먹기로 전세로 바꿔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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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월셋값은 하락 추세인 반면 전셋값은 반대로 크게 오르면서 전세를 선호하는 집주인들이 늘어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신규 입주 아파트에서 월세로 내놓은 매물을 다시 전세로 돌리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임대수익을 바라고 월세를 내놓았던 집주인들이 11월~12월 입주를 앞두고 월세물건을 전세로 전환해 목돈이 필요한 아파트 잔금을 보충하거나, 입주시기에 맞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말 입주가 시작된 서울 마포구 상수동 래미안밤섬리베뉴 인근 중개업소에는 월세매물보다 전세매물이 쌓여 있는 실정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월세보다는 전세를 찾는 사람들이 수요가 훨씬 많다 보니 전세매물을 고객들에게 주로 보여준다”며 “월세물량도 소화되고 있지만 전세는 물건은 나오는 대로 거래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오는 12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경기도 동탄시 기흥역 롯데캐슬스카이도 월세물건보다 전세물건이 풍부하다.

롯데캐슬스카이 단지 인근의 부동산 중개업자는 “각자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잔금을 치루기 위해 집주인들이 전세로 내 놓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11월에만 수도권 입주 예정물량은 모두 12곳 7874가구에 이른다. 10월 2676가구에 비해 5198가구가 늘어난 것이다.

전셋값이 치솟고 있는 김포시와 파주시를 비롯해 인천지역에 신규 입주물량이 분포되어 있어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수요자들에게 전세물건을 상대적으로 싼 값에 쉽게 찾을 수 있는 신규 입주단지를 노릴 것을 권하고 있다.

한편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과 수도권의 월세가격이 각각 0.2%씩 떨어지는 등 월셋값은 떨어지는 반면 전셋값은 반대로 크게 오르면서 전세를 유지하고, 보증금을 재테크로 활용하겠다는 집주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반전세 등 월세물건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월세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형성됨에 따라 전세로 놓는 것에 비해 큰 재미를 볼 수 없게 되자 다시 전세로 돌아서는 집주인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남지현 기자

dioguinnes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