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인 칼럼] '애벌레 햄버거'는 무슨 맛?

김영인 논설위원 기자
입력일 2014-11-06 16:00 수정일 2014-11-06 17:06 발행일 2014-11-0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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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인 논설위원

“어미 파리가 딸 파리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었다. 어미 파리는 딸을 ‘엄청’ 사랑했다. 어느 날 두 딸 가운데 한 딸이 빨간 봉봉 사탕과자를 먹고 싶다고 졸랐다. 어미 파리는 사랑하는 딸을 데리고 제과점으로 날아갔다. 

딸 파리는 과자 위에 앉자마자 날개에 경련을 일으켰다. 그러더니 곧 죽고 말았다. 과자에 독성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딸 파리가 먹은 봉봉 사탕과자는 미국의 봉봉 트러스트 제품이었다.

어미 파리에게는 딸이 한 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어미 파리는 하나 남은 딸을 더욱 ‘엄청’ 사랑했다. 어느 날 그 딸이 소시지를 먹고 싶다고 졸랐다. 어미 파리는 사랑하는 딸을 데리고 식료품가게로 날아갔다.

딸 파리는 소시지 위에 앉자마자 다리가 빳빳해졌다. 그러더니 곧 죽고 말았다. 소시지에 독성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딸 파리가 먹은 소시지는 미국의 소시지 트러스트 제품이었다.

어미 파리는 ‘엄청’ 슬펐다. 두 딸이 사라진 세상,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죽어버리기로 결심했다. 어미 파리는 그래서 살충제 공장으로 날아갔다. 파리 잡는 살충제 종이를 마구 핥았다.

그렇지만 어미 파리는 죽을 수 없었다. 살충제 종이에는 전혀 독성이 없었던 것이다. 살충제 종이는 미국의 파리잡기 종이 트러스트가 만든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작가 겸 ‘독설가’인 마크 트웨인(1835∼1910)이 트러스트 업자들을 꼬집은 글이다. 미국 음식을 믿을 수 없다고 혼내는 글이다. 마크 트웨인은 아마도 ‘반(反)기업정서’ 간단치 않은 사람이었다. 어쨌거나 이 글은 마크 트웨인 당시의 미국에 불량식품이 만연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본지 보도에 따르면, 그 불량식품이 대한민국에도 상륙하고 있는 듯싶었다. 맥도날드 햄버거가 난데없이 ‘애벌레 햄버거’로 둔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애벌레 햄버거를 씹은 소비자는 구충제와 진통제를 먹고 나서야 구역질을 멈췄다고 했다. 맥도날드는 양상추도 별도로 씻지 않고 고객에게 팔고 있었다. 맥도날드만 그런 줄 알았더니, 버거킹 햄버거에서는 파리가 발견되기도 했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미래식량’으로 곤충을 먹고살아야 한다는 보도가 잦아지고 있다. 늘어나는 지구촌 인구를 감안하면 곤충요리를 식탁에 올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맥도날드는 그 미래식량 공급에도 앞장서고 있었다. 그런데, 애벌레 햄버거는 먹어도 괜찮을 만한 맛인지 궁금해지는 것이다.

김영인 논설위원 kimyi@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