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의 역습…1년새 2만 5000명 이탈 '영업 빨간불'

유승열 기자
입력일 2014-11-02 15:20 수정일 2014-11-02 18:51 발행일 2014-11-0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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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등 신판매채널에 고객 뺏겨
당국 정책에 줄어드는 수입에 GA로 이동
보험설계사이탈현황1

1년 만에 보험설계사가 2만5000명가량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환경 악화 따른 실적 부진에 다이렉트채널 확대 등 신 판매채널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생명·손해보험업계 보험설계사는 총 30만1544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7.59% 감소했다. 1년 동안 2만4776명이 설계사 조직에서 빠져나간 것이다. 생보업계의 보험설계사수는 13만7507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10.52%(1만6167명) 감소했다.

대면채널이 가장 큰 ‘빅3’ 생보사에서 가장 많이 빠졌다.

삼성생명은 3만3명으로 지난해 6월보다 6580명(17.98%), 한화생명은 2만3474명으로 1544명(6.17%), 교보생명은 2만499명으로2122명(9.38%)명이 설계사직을 관뒀다.

감소폭은 중소형 생보사들이 컸다. 하나생명이 51명으로 80.97%나 급감했으며, KB생명은 489명으로 67.35% 줄어들었다. 이어 PCA생명 40.38%(871명), 우리아비바생명 24.73%(1150명), 동양생명 15.58%(3911명), ING생명 13.22%(5763명), 흥국생명 12.29%(4829명), 알리안츠생명 11.95%(4381명), 메트라이프생명 11.63%(5324명) 감소하면서 업계 평균을 상회했다.

반면 NH농협생명은 34.24%(2881명) 34.24% 늘어났으며 현대라이프와 AIA생명도 각각 23.14%(2688명), 11.21%(1692명) 증가했다.

6월 말 손보업계의 보험설계사수는 16만4037명으로 4.98% 감소했다.

주로 대형사에서 많이 나간 것으로 분석됐다. 6월 말 현재 삼성화재 설계사는 4만248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6713명(14.29%)이나 빠져나갔다. LIG손보도 1만6691명으로 2476명이, 동부화재는 2만4589명으로 1718명(6.53%)이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영업환경 악화로 실적 올리기가 힘들자 GA로 많이 이동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험사들이 설계사정착률 개선을 위해 장기근무한 설계사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영업환경 악화로 수입이 줄어들고 있어 보다 높은 수수료를 주는 GA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중소형 생보사 관계자는 “올 초 개인정보유출사태로 TM영업에 제동이 걸려 설계사들이 대거 빠져나갔다”며 “당시 수익보존을 위해 보험사도 노력했지만, 이로는 설계사 이탈을 막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신판매채널들에 밀리고 있다는 점도 설계사 이탈 이유 중 하나다.

생보사들은 점차 다이렉트채널을 구축하고 단순한 어린이보험, 정기보험, 암보험 등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KDB생명에 이어 현대라이프,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보험사들은 인터넷 채널을 구축했고 인터넷 전문 보험판매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도 설립됐다.

또 설계사들의 주 수입원이었던 변액보험도 인터넷으로 판매되면서 설계사들의 입지는 약해졌다는 설명이다.

손보업계도 마찬가지다. 이미 자동차보험은 온라인 상품이 대세가 됐으며, 현재 보험사들이 주력으로 미는 상품도 출시된 지 시간이 된 상태다. 여기에 최근 나오는 상품들은 금융당국의 정책(높은 환급급 지급 등)으로 설계사 수입은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환경이 열악해 설계사들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보험사들은 다양한 정책으로 보험설계사들의 손익 보존과 혜택을 제공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군용 무기가 발달해도 전쟁에서 승리의 깃발을 꽂는 것은 결국 일반 병사”라며 “아무리 판매채널이 다양화한다고 해도 설계사들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