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LG 휴대폰 승부처는 '투 트랙 전략'

최상진 기자
입력일 2014-11-02 17:27 수정일 2014-11-02 17:27 발행일 2014-11-0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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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왼쪽)과 LG전자 여의도 사옥.(연합)

삼성전자와 LG전자의 3분기 실적이 휴대폰 사업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향후 승패 여부는 두 회사가 구사하는, 고가와 중저가 시장을 차별화해 공략하는 소위 ‘투트랙 전략’의 성공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1일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하며 IM(인터넷·모바일) 부문의 영업이익이 1조7500억원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IM 부문 영업이익이 이정도까지 떨어진 것은 3년여 만으로, 올해 1분기 6조4300억원에 비하면 5조 가까운 영업이익이 줄어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

반면 LG전자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LG전자의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부는 매출 4조2천470억원, 영업이익 1천674억원을 달성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10년 이후 세운 분기 최대 실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2000년대 휴대폰이 대중화된 이후 모바일 관련사업은 기업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2000년대는 ‘애니콜’과 ‘싸이언’으로 대표되는 피처폰이, 2009년 아이폰이 국내 출시된 이후에는 스마트폰이 줄곧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책임져왔다.

특히 스마트폰이 글로벌 시장을 재패한 이후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로 세계 최고의 휴대폰 제조업체로 발돋음하는데 성공했다. LG전자는 지난해까지 부침을 엮었으나 G3의 흥행에 힘입어 예년 수익을 되찾았다.

표면적으로 삼성전자는 세계 점유율 1위, LG전자는 수익성 확대를 이어가고 있으나 향후 전망은 미지수다. 당장 프리미엄폰 시장은 애플의 아이폰이, 저가시장은 샤오미와 화웨이 등 중국업체들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3분기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집계 결과 삼성전자가 7920만대를 판매해 1위 자리를 유지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된 8840만대에 비해서는 역성장이다. 뒤이어 애플이 3930만대(12.3%)를 판매해 2위를 차지했고 샤오미가 1800만대(5.6%)를 판매해 3위로 뛰어올랐다. LG전자와 화웨이는 각각 1680만대(5.2%)와 1610만대(5.1%)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현재 ‘투 트랙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투 트랙 전략은 핵심 브랜드 ‘갤럭시’와 ‘G시리즈’를 세분화해 프리미엄 모델과 보급형 모델로 나눠 출시하는 마케팅 방식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가 갤럭시S5, 갤럭시노트4 등의 프리미엄급 모델과 갤럭시코어, 갤럭시S4미니, 갤럭니노트 네오 등의 저가형 모델로 경쟁하는 것이 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가격대별 제품 경쟁력과 원가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성장과 수익성 확보를 추진해 중장기 사업기반 강화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메탈 소재 등을 채용해 타 업체와 제품 차별화를 강화하고 전략모델 중심의 신규 라인업으로 제품과 원가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LG전자 역시 “신제품 출시를 통해 매출을 늘리고 원가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G시리즈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구축하고 중저가 시장에는 G시리즈 파생모델과 L시리즈3를 앞세울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시장과 중저가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투 트랙 전략은 지속적으로 전개된다”고 전했다.

최상진 기자 sangjin845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