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손실·수주량 저하·파업까지 현대重 3중고에 울상

최상진 기자
입력일 2014-10-31 16:40 수정일 2014-10-31 16:40 발행일 2014-10-3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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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이어 3분기 영업손실 1조9346억원, 창사이래 최대치 경신
9월까지 수주량 목표의 53%에 불과... 목표달성 힘들 듯
노조, 내달 7일 부분파업 예고... 하루 손실만 1000억원대 예상
현대중공업 조합원 보고대회
9월 2일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2014 임·단투 조합원 보고대회’에 조합원들이 참석해 있다. (연합)

2분기 연속 최악의 영업손실, 목표 수주량 달성 불확실, 여기에 파업. 조선업계 1인자 현대중공업에 피할 수 없는 고난의 시기가 닥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이 창사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는 게 업계의 분위기다. 2분기 1조원이 넘는 창사이래 최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더니 3분기에는 1조9346억원의 영업손실로 이를 경신했다. 9월까지 기록한 수주액도 목표(26조5500억원)의 53.2%에 불과한 4조1392억원에 불과해 목표달성이 쉽지 않다. 여기에 노조는 31일 “내달 7일 2시간의 부분파업을 진행한다”고 발표해 20년 만에 파업 위기에도 처했다.

현대중공업은 30일 3분기 매출 12조4040억원, 영업손실 1조9346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창사이래 최대였던 2분기 1조1037억원의 영업손실보다 무려 9300억원 가량이 늘어 또다시 ‘어닝쇼크’에 빠졌다. 올해 누적 적자만 3조원이 넘는다.

2분기 실적발표 이후 현대중공업은 재빠르게 경영진 교체를 단행했다. 최길선 회장, 권오갑 사장이 투입됨과 동시에 신속한 구조조정을 앞세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특히 2011년 이후 현대오일뱅크를 줄곧 영업이익률 1위로 이끌었던 권오갑 사장의 광폭행보는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권 사장은 파업 위기를 넘기기 위해 부임과 동시에 울산 본사로 내려가 매일 아침 직원들의 손을 맞잡으며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임원 262명 전원의 사직서를 받아 이중 81명을 정리했고, 또 조선3사의 영업조직을 통합했다. 이 외에도 사업본부별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전략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경영진의 움직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상선 수주량은 내년으로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본다. 경쟁이 제한적인 만큼 경기가 나아질수록 선가는 오른다”며 “심각한 영업손실도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의 파업이라는 숙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31일 오전 울산 본사 노조 사무실에서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다음주 2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31일 오후 5시부터는 1시간 동안 잔업을 거부하고 조합원 집회를 열어 파업 결정 배경과 교섭 과정을 보고할 예정이다.

부분파업은 11월 7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조합원 1만8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다.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는 파업 출정식도 예정돼있다.

올해 안으로 상당한 실적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실제로 파업까지 진행되면 현대중공업은 또다시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기존 물량 생산지연으로 인한 보상금을 포함해 파업 하루당 1030억원의 매출 손실과 160억원의 고정비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사측은 예상하고 있다. 경영진의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상진 기자 sangjin845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