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바람둥이 보다 숫총각이 2배 더 잘 걸린다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4-10-30 15:35 수정일 2014-10-30 19:16 발행일 2014-10-3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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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파트너 20명 넘을땐 발병확률 28%↓
동성과 관계땐 되레 2배 높아져
사정 많이 할수록 암 유발물질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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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과의사가 전립선암 환자의 상태를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해 확인하고 있다.(AFP)

20명 이상의 여성과 성관계를 하면 전립선암 확률이 3분의 1로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28일(현지시간) 캐나다 국립과학연구소(INRS)와 몬트리올대가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를 인용해 일생 동안 20명 이상의 여성과 섹스를 한 남성들은 1명의 여성과 섹스를 한 남성보다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28%나 낮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전립선암의 원인으로 가장 중요한 원인은 연령, 인종, 가족력 등으로 알려져 있지만 성관계가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립선암은 전립선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특히 서양 남성들에게서 높은 발생 빈도를 보이는 대표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암연구소의 최근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영국에서 한 해에 전립선암을 진단 받은 남성들은 4만 1000여 명에 달하며 매년 1만 여명이 전립선암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최근 3208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지는 성관계 빈도수, 관계를 가졌던 여성의 수 등 그들의 섹스 라이프를 묻는 질문들로 구성됐다. 설문조사에 참가한 남성들 중 절반은 2005~2009년 사이에 전립선암을 진단받았던 사람들이었고 절반은 건강에 이상이 없는 집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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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결과 20명 이상과 성관계를 가졌던 남성들은 1명의 여성과 관계를 가진 남성보다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28%가 낮았다. 또 전립선암이 급성으로 발달될 위험률도 19%만큼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를 아예 가져본 적이 없는 남성들은 전립선암을 진단받을 확률이 그렇지 않은 남성들보다 약 2배 이상 높았다.

연구팀은 설문조사의 표본을 동성애자까지 넓히기도 했다. 그러나 동성애자들에겐 동일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20명의 동성 파트너와 관계를 가졌던 남성들은 1명의 동성과 관계를 가졌을 때보다 오히려 전립선암 위험이 두 배로 늘어났으며 급성으로 발전할 위험은 5배나 크게 증가했다.

연구팀은 아직까지 확실한 원인을 도출하진 못했지만 사정 빈도를 유력한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몬트리올대의 마리엘리즈 패런트 박사는 “사정을 많이 할수록 전립샘분비액 안에 있는 암 유발 물질의 집중도를 줄이는 효과를 보이기 때문”이라며 “최근 많은 코호트 조사(요인과 질병 발생 관계를 조사하는 추적 조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처음으로 성교를 했던 나이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성적인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질환인 성매개감염병(STI)은 전립선암 위험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패런트 박사는 “나이나 STI는 전립선암과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었다”며 “특히 STI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 중에 전립선암이 있었던 사람들은 전체 그룹 중 12%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대한 문제제기도 일고 있다. 영국 킹스컬리지런던대의 반 헤멜리츠 교수는 “성관계에 대해 열린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스스로의 건강을 돌보는 경향이 많기 때문일 것”이라며 “전립선암의 원인은 연령, 인종, 가족력 밖에는 없다”고 단정 지었다. 영국 암연구소의 오웬 샤프 회장도 “신문의 헤드라인을 그대로 믿는 것은 아직까지 위험하다”고 말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