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핵심 제조업의 공동화 막을 해법 찾아야

사설 기자
입력일 2014-10-27 16:00 수정일 2014-10-27 16:00 발행일 2014-10-2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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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수출이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수출이 지난 3분기에 2.6% 감소한데 이어 4분기에도 하락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한다. 수출 부진의 원인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이 국내보다 제조원가가 싼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겨가기 때문으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수출이 장기적으로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자·자동차·반도체 등 핵심 제조업 분야의 대기업들이 최근 국내 생산 비중을 줄이고 해외 생산 비중을 급격히 늘려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기업의 해외투자 사상 최대 규모인 70억달러(약 7조원)를 들여 중국 산시성에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공장을 건설했다. LG디스플레이도 중국 광저우에 40억(약 4조원)달러 규모의 LCD패널 공장을 지어 가동을 시작했다. 스마트폰의 78%가 해외에서 만들지고 국내외에서 팔리는 한국 브랜드의 자동차도 절반이 해외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한다.

한국 제조업의 해외생산 비중은 지난 10년간 해마다 꾸준히 증가해 2003년 4.6%였던 것이 2012년 18%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생산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경제 활동이다. 제조업의 생산 거점이 해외로 빠져 나가면 국내에는 껍데기만 남는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심화된다. 그 결과 기업이 성장을 해도 과실의 상당 부분이 해외로 유출되어 국내 경제는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퇴보하게 된다. 이는 투자와 고용은 물론 수출에까지 악영향을 미쳐 경제 침체를 가속화 하는 요인이다.

제조업 공동화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 과거에는 생산 거점의 해외 이전이 주로 저부가가치 산업에서 일어났으나 최근에는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점이 문제다. 저부가가치 산업의 해외 이전은 정부가 적극 권장해야 할 사안이지만 고부가가치 산업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미국이나 독일, 일본 등도 최근 제조업 육성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를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대기업의 투자가 국내에 머물도록 유도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정부는 핵심 제조업의 육성 정책을 재점검 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