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무원연금 개혁 ‘핑퐁게임’ 할 땐가

사설 기자
입력일 2014-10-22 16:00 수정일 2014-10-22 16:00 발행일 2014-10-2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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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 개혁 시기를 둘러싸고 청와대와 여당이 핑퐁게임을 벌이고 있다. 21일 청와대가 여당에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연말 안에 마무리돼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지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연내 처리는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난색을 표해 당·청간 이견이 공개적으로 표출됐다. 여당 내에서도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연말 공무원연금 처리를 원칙으로 야당과 즉시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도 “정부안을 토대로 야당과 협상해 (연말까지)국회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정기국회 내 공무원연금 처리는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주장해왔다. 새누리당 의원들도 “당이 나서서 공무원연금을 깎으면 절대로 안 된다”고 반발하거나 안전행정부에 “공무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당근책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는 형국이다.

미래세대가 떠안게 될 ‘빚 폭탄’을 제거한다는 점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개혁의 큰 가닥도 잡혔다. 지난 9월 새누리당의 의뢰로 한국연금학회가 마련한 방안이나 지난주 정부가 내놓은 개혁안은 모두 지금보다 더 내고 덜 받는 방향이다. 여기에 고액 연금자의 지급액을 일정 기간 동결하거나 기존 연금 수급자에게서 일정 부분을 삭감해 기금으로 조성하는 장치도 포함됐다.

개혁안을 마련해놓고도 공무원노조의 반발에 엉거주춤하며 내년 이후로 미룰 이유가 없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고, 김무성 대표도 “표가 떨어지더라도 공무원연금 개혁은 반드시 해내야 한다”고 큰소리를 쳤다.

이번 국회에서 밀리면 정치 일정상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내년이면 박 대통령 임기 3년차가 된다. 2016년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이라 여당이든 야당이든 공무원 표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만큼 강한 의지로 밀어붙여야 한다. 중요한 정책을 놓고 청와대와 여당이 오락가락해서는 속도를 낼 수 없고 국민의 신뢰도 얻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