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에 부는 '제3의 물결'…소비재 뜬다

조민영 기자
입력일 2014-10-21 17:42 수정일 2014-10-21 19:36 발행일 2014-10-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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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시총 신규 진입 22곳 중 7곳 코스닥서 코스피 상관없이 우상향<BR>아태 펀트 가운데 수익률 1위
소비재 기없 ㅣ총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증권시장을 주도했던 제조업 비중이 줄어들고 소비재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발 빠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소비재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21일 KB투자증권이 2014년 9월 말 현재 시가총액 100대 기업을 섹터별로 분석한 결과 2008년 9월 말에 비해 신규로 진입한 기업 22개 중 7곳이 소비재 기업이었다. 경기소비재와 필수소비재의 시총 비중 증가폭은 각각 0.9%포인트, 1.7%포인트를 나타냈다.

시총 증가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한샘으로 2008년 2060억원에서 2014년 2조6510억원으로 시총이 1188.7% 껑충 뛰었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 수혜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아모레G(-1.7%), 호텔신라(7.0%)는 각각 시총 증가율 756.6%, 547.1%를 나타내며 2, 3위에 올랐다.

코스피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총에서 중공업, 건설 등을 포함한 산업재 시총비중은 2008년 9월 말 24.2%에서 2014년에는 12.7%로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철강, 화학업종이 포함된 소재산업의 경우 10.5%에서 7.9%로 줄었다.

소비재의 약진은 코스닥시장에서도 재현됐다. 시총이 3조640억원 증가한 파라다이스(5.4%)를 비롯해 동서(2.6%), 에스엠(8.5%) 등이 시총 증가액 상위목록에 들었다. CJ오쇼핑, GS홈쇼핑도 시총이 각각 1조3510억원, 1조2730억원씩 확대됐다.

장우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주도업종에 따라 코스닥이 따라가는 경향과 달리 올해는 코스피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우상향 종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성장가능성이 있는 경기소비재업종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증권시장에서 소비재업종이 주목받으면서 소비재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빼어난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아시아 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펀드’는 최근 3년(10월 20일 기준) 수익률 77.7%를 기록해 미국에서 판매 중인 97개 아시아태평양(일본 제외) 펀드 가운데 수익률 1위에 올랐다.

중국 소비재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피델리티차이나컨슈머자(주식-재간접) 종류A’도 올해 들어 자금을 끌어들이며 지금껏 457억원을 유치했다. 이 펀드의 1년 수익률과 2년 수익률은 각각 10.58%, 36.03%를 기록했다. 2012년 1월 설정 후 꾸준한 성과가 투자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월로 예정된 후강통(상하이-홍콩 주식시장 교차매매)의 수혜가 중국 소비재 기업에도 전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 소비재펀드의 성과 개선도 기대된다.

업계는 소비재 호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인 수요 증가의 수혜를 받는 소비재업종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비중 증가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택영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과거 소비재펀드는 내수 경기가 부진한 국면에서도 안정적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면 현재 소비재펀드는 성장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소비 관련 영역에서 꾸준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는 기업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재펀드는 경기 상황과 상관없이 안정적 수익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민영 기자 mine898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