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기력증에 빠진 경제, 구조개혁 시급

사설 기자
입력일 2014-10-20 16:00 수정일 2014-10-20 16:00 발행일 2014-10-20 27면
인쇄아이콘

우리 경제가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취임 초기부터 “지도에 없는 길을 가겠다”며 과감한 경기부양책들을 쏟아냈으며 그 결과 경제가 잠시 살아나는 듯한 조짐을 보였다. 주식시장은 한 때 2100선에 근접하고 부동산도 분양과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석 달이 채 안돼 급전직하 하며 반짝 효과에 그치고 있다. 주가는 다시 폭락하고 부동산 시장은 거래가 눈에 띄게 둔화됐으며 환율은 폭등하고 외국인투자 자금은 대규모로 빠져나가고 있다. 그동안 경제를 굳건히 지탱해오던 제조업도 조선·전자·자동차 등 주력 산업이 흔들리면서 미래에 대한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최경환 경제팀이 주도하고 있는 경제정책 방향, 즉 ‘초이노믹스’는 통화 및 재정 확장을 통해 총수요를 확대하는 정책이다. 정부는 예산을 늘리고 한국은행은 금리를 낮추는 등 돈을 풀어 단기간에 경기를 살리자는 것이다. 그러나 최경환 경제팀 출범 이후의 실적은 이런 경기 부양책만으로는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총체적인 난국을 헤쳐 나가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돈을 풀어 경기를 띄우는 것은 단기간에는 가능하지만 그 효과가 오래 가지는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

그러나 최경환 경제팀이 출범한 지 석 달 여에 불과한 지금 초이노믹스의 성패를 말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 최근의 경제 상황 변화에도 불구하고 초이노믹스가 경제주체들의 불안한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는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기부양책을 지속하면서 구조개혁을 통해 부양책의 효과를 높이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본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최근 5년 동안 잠재성장률을 밑돌고 있다. 이는 우리 경제가 구조적인 비효율의 문제를 안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수출보다는 고용유발효과가 큰 내수 산업을 키우고 대기업 중심에서 강소기업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와 의료·관광 등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혁도 강도 높게 추진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