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올 목표달성 '머나먼 바다'

최상진 기자
입력일 2014-10-16 16:16 수정일 2014-10-16 19:12 발행일 2014-10-1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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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조선사 실적 부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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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선 모습. (사진제공=현대미포조선)

상반기부터 수주량 고갈로 마음 졸이고 있는 국내 주요 조선사를 향해 ‘올해 목표의 70~80%밖에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악화로 선박 수주량이 감소세에 접어듬에 따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실적이 올해 목표량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한 중국, 엔저로 인해 호재를 맞은 일본 조선사들의 강세가 두드러진 탓에 올해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를 26조5500억원(250억달러)으로 잡았다. 9월까지 기록한 수주액은 14조1392억원(133억달러) 정도로 53.2%에 불과하다.

대우조선해양은 15조3990억원(145억달러)의 목표를 세웠으나 현재까지 수주량은 6조9030억원(65억달러)로 45%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해양플랜트로만 4조3223억원(40억8000만달러) 규모의 성과를 올렸으나 올해는 단 한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삼성중공업은 목표를 15조9300억원(150억달러)로 정했으나 지난달까지 6조9030억원(65억달러)을 수주해 43.3%에 그쳤다.

지난해만 해도 상황은 나쁘지 않았다. 상선과 해양플랜트 모두 시장이 활성화되며 대형 조선3사는 목표를 조기에 달성했다. 2011년 이후 2년만의 성과였다.

이에 힘입어 각 조선사들은 올해도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목표 수준을 지난해보다 한층 높게 잡았다. 그러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데는 채 1년도 걸리지 않았다.

중국과 일본 조선업계에 과감한 투자와 호재도 국내 업체들의 수주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일본 조선업계는 합병 및 공동 출자 등을 통한 대형화 작업을 마무리하고 5사 체제로 전환했다. 일본 정부는 조선업 육성을 위해 선가의 최대 80%까지 선박금융을 이자율 1%에 제공하는 등 각종 지원책을 꺼내들었다.

중국은 민영 조선소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 동시에 국영 조선소를 14개에서 8개로 줄이는 대형화 및 기술력 집결을 시도했다. 이를 통해 현재는 물론 향후 경쟁력을 확보하며 한국과의 규모경쟁이 가능해졌다. 또 LNG선, 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선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국제 해운·조선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달 국가별 선박수주량은 한국이 42만1528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시장점유율 20.7%를 기록했다. 중국 92만2800CGT(45.3%), 일본 55만1850CGT(27.1%)에 이어 세 번째로 뒤쳐졌다. 월별 수주실적에서 한국이 중국은 물론 일본에까지 뒤진 것은 4월과 6월에 이어 올해만 세 번째다.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2개월가량 남은 영업일수를 고려하면 국내 조선사의 목표달성률은 70%선에 그치지 않겠느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관계자는 “아직 셰일가스와 연계된 대형 수주계약이 남아있기에 희망을 버릴 수는 없다”며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영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상진 기자 sangjin845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