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높아도 펀드환매 많아진다?

김지호 기자
입력일 2014-10-14 19:14 수정일 2014-10-15 13:23 발행일 2014-10-1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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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밸류포커스 자금유출 원인은…
올해 들어 가치주펀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박스권 장세를 이어나가던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가치주펀드가 투자대안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가치주펀드란 기업 가치가 저평가된 주식을 발굴해 장기간 투자한 뒤 수익을 창출하는 펀드다.

이 때문에 대부분 가치주펀드에 많은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유독 한 개의 가치주펀드에서만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1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의 KB밸류포커스펀드는 올해 들어 10일까지 9389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반면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올해 들어 10일까지 1조2468억원의 자금이 몰렸으며, 한국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는 3374억원, 신영자산운용의 또 다른 가치주펀드인 신영마라톤펀드에도 올 들어 228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유독 KB밸류포커스펀드만 자금이 유출된 것이다.

그렇다고 KB밸류포커스펀드의 수익률이 나쁜 것은 아니다. KB밸류포커스펀드의 연초 이후 10일까지 수익률은 7.99%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의 11.44%에는 못 미치지만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의 수익률(5.11%)보다는 높다. 특히 10일까지 최근 1개월 수익률은 KB밸류포커스펀드만이 0.17%로 플러스를 기록했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3.77%),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2.94%)는 최근의 하락장을 반영하듯 모두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KB밸류포커스펀드는 2009년 11월에 출시됐다. 출시 이후 자금이 몰리면서 설정액 3조원에 가까운 국내 최대 펀드로 성장했다. 한국밸류운용에서 KB운용으로 합류한 당시 최웅필 주식운용2팀장은 펀드가 ‘대박’이 나면서 초고속으로 승진해 현재 상무까지 올라갔다.

제로인 황윤아 대리는 “수익률이 나쁘지는 않은데 다른 가치주나 배당주펀드가 자금 몰이를 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 펀드에서는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며 “워낙 설정액이 큰 펀드여서 그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10일 현재 신영밸류고배당펀드의 설정액은 2조7636억원으로 KB밸류포커스펀드의 설정액 1조6236억원보다 1조원 이상 많다. 올해 들어 자금이 빠져나갔다고는 하지만 단순히 설정액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KB운용 관계자는 “출시 이후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적립식펀드의 만기도래에 따른 환매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향후에는 자금 유출이 줄어들며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 출시 당시 5년 만기 적립식으로 가입했던 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에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나타내면서 더욱 펀드 환매가 활발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올 들어 자금이 가장 많이 몰린 신영밸류고배당펀드를 운용하는 신영운용 관계자는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저평가된 종목을 담는 가치주펀드면서 동시에 고배당 종목을 담는다는 점이 투자자들에 크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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