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 경제불안 선제적으로 잠재워 나가야

사설 기자
입력일 2014-10-13 16:00 수정일 2014-10-13 16:00 발행일 2014-10-1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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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까지만 해도 해외에서 자금이 너무 많이 몰려와 골치였는데 이제는 자본유출 대비가 초미의 과제가 되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와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지금까지와는 반대로 자금이 신흥국에서 미국으로 환류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때 5개월 사이에 고작 214억 달러가 유출됐는데도 30대 그룹의 절반가량이 도산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때는 5개월 사이 695억 달러가 유출돼 주가가 급락하는 등 커다란 홍역을 치른바 있다.

물론 그때와 상황이 다르기는 하다. 지금은 3천억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를 지니고 있는데다 30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내는 등 펀더멘털이 비교적 견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도세를 보이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만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손해볼 일은 없을 것이다.

때마침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연차총회에 참석중인 우리 대표단으로부터 낭보가 전해지고 있어 다소 위안이 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 워싱턴에서 중국 인민은행장과 만나 양국이 맺고 있는 원화와 위안화의 통화 스왑을 2017년 10월까지 3년간 연장하는 계약서에 서명했다. 스왑 규모는 중국통화가 3600억 위안이고 원화는 64조원이다.

국가간 통화스왑은 유사시 계약금액에 해당하는 자국의 화폐를 상대국가의 중앙은행에 맡기고 이에 상응하는 규모의 상대국 화폐를 받아오는 방식의 계약으로 만일에 사태 발생시 외화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일종의 외화보험이다. 이번 계약으로 외화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상당 폭 불식돼 우리 실물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급격한 해외자본 유입을 막기위해 그동안 타이트하게 관리했던 거시건전성 3종 세트를 이제는 역으로 완화를 검토하겠다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발언도 고무적이다. 경제는 무엇보다도 심리가 중요한 만큼 정부는 지금처럼 국민들의 불안을 선제적으로 잠재워 나가는데 만전을 기해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