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군 거듭나기 혁신적 행동이 필요하다

사설 기자
입력일 2014-10-12 16:00 수정일 2014-10-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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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가관이다. 남과 북이 바다와 육상에서 교전까지 하는 상황에 대한민국 군대의 기강 해이는 더는 볼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올해 들어서만 육군 22사단 총기난사 사건, 28사단 윤 일병 폭행사망 사건, 1군사령관 작전지역 이탈과 음주 추태 사건 등 국민의 불신이 증폭되고 있는 와중에 수도권 핵심 부대 사단장이 여군 부하를 성추행한 혐의로 체포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군통수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윤 일병 사망사건 이후 긴급 전군주요지휘관 회의를 주재하며 뿌리 깊은 반인권적 적폐를 척결하라고 지시하고 육군 참모총장은 병영 내 인권침해 행위가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부대는 해체하겠다고 까지 경고했지만 공염불에 불과하다. 국방부장관도 다시 군 명예를 떨어뜨리고 국민 신뢰를 저버리는 기강 해이 사건 관련자는 일벌백계 하겠다고 강조했지만 말 만 가지고 근절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군에서 일어나선 안 될 사건들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은 군 내부의 폐쇄성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 한다. 군대를 일반에 모두 공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지휘부가 그들만의 세계에서 상명하복 문화를 악용하고 있지 않나 반성해 봐야 한다. 장성과 장교들은 작전과 훈련은 물론 인사권까지 쥐고 있고 사병 사회도 고참은 위압적 존재일 수밖에 없다.  

특히 성범죄가 계속 터져 나오는 것은 가벼운 처벌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성범죄로 기소된 군인들의 실형 선고율은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15.2%로 민간 성범죄 피고인들에 대한 실형 선고율 34.9%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또 2010년부터 지난 5년간 재판이 완료된 여군 피해범죄 60건 중 실형을 선고한 경우는 단 3건에 불과하다. 장성들의 성추행은 수사와 기소보다는 전역지원서를 받는 식으로 덮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군 기강을 바로잡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군은 치부를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각고의 성찰로 수뇌부부터 사병에 이르기까지 기강을 바로세우고 새 병영문화를 만드는 전기로 삼아야 한다. 국민 신뢰를 받는 국군으로 거듭나기 위한 혁신적 행동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