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의 손에서 다시 탄생한 '나를 찾아줘'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4-10-11 09:00 수정일 2014-10-11 10:11 발행일 2014-10-1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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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소설 원작 영화 '나를 찾아줘'
자꾸만 진실을 궁금하게 하는 새로운 추적 스릴러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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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에플렉 주연 ‘나를 찾아줘’ 공식 포스터. (사진 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영화 ‘나를 찾아줘(Gone Girl)’는 시종일관 다음을 기다리게 만든다.

소설로서 한 차례 검증 받은 탄탄한 스토리는 할리우드 거장 감독 데이빗 핀처의 손을 거쳐 색다른 추리 스릴러로 탄생했다. 데이빗 핀처 감독은 영화 ‘세븐’, ‘파이트클럽’,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등의 작품으로 감각적인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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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닉(벤 에플렉)이 실종된 아내 에이미(로자먼드 파이크)를 찾는 연설을 대중앞에서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나를 찾아줘’는 결혼 5주년을 앞두고 갑자기 사라진 아내 ‘에이미’(로자먼드 파이크)를 찾아 나선 남편 ‘닉’(벤 에플렉)이 전 국민의 의심을 받는 용의자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2012년 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뉴욕타임즈 소설 부문 1위를 기록한 길리언 플린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영화는 독특한 스릴러 구조를 갖고 있다. 닉의 시간과 에이미의 시간은 병렬구조로 흐른다. 아내를 죽인 살인범으로 몰리는 닉의 현재 시점과 일기장으로 독백하는 에이미의 과거 시점이 교차되는 드라마틱한 전개가 몰입을 높인다.

진실을 추리하는 관객은 어느 순간 남편과 아내 입장에서 상황을 받아들이게 된다. 영화 중반부에 공개되는 반전은 이 모든 전개가 감독이 준비한 치밀한 단서들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쇼윈도 커플, 미디어의 부작용 등 사회적 문제점을 다룬다는 점은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행복한 커플이지만 속으로는 보이지 않는 균열이 커져가고 있다. 아내가 실종되고 나서야 속내가 밝혀진다.

미디어는 진실보다는 자극적인 단어만 듣고 쏟아낸다. 이는 무거운 스릴러물을 대중적으로 풀어주는 장치이자 영화 밖 현실을 찌르는 희열을 선사한다.

전작 ‘세븐’에서 7대악 정욕·탐식·탐욕·나태·분노·시기·허영을 소재로 ‘생각하는 스릴러 작품’을 만든 데이빗 핀처 감독의 스타일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10월 3일 미국에서 먼저 개봉한 ‘나를 찾아줘’는 박스오피스 1위(박스오피스모조 10일 기준)를 기록하며 흥행 중이다. 개봉이후 현지 언론은 ‘올해 최고의 스릴러 영화’라며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원작 소설의 서스펜스도 훌륭하지만 이걸 바탕으로 복합적 현대사회의 문제들을 다루며 심리게임을 풀어나가는 데이빗 핀처 감독의 연출에 언론은 더 높은 찬사를 보내고 있다. 국내 개봉은 23일이다. 원작 소설을 이미 읽어도 상관없다. 거장의 손끝에서 탄생한 새로운 ‘나를 찾아줘’는 또 다른 명작이니까.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