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변액보험 판매 6개월… 실적저조 왜?

유승열 기자
입력일 2014-10-06 17:10 수정일 2014-10-13 17:29 발행일 2014-10-0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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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어려워 외면
생명보험업계가 지난 4월 온라인을 통해 변액보험 판매를 시작했지만 실적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온라인 변액보험 판매는 업계의 요구를 금융당국이 수용해 시작된 것이어서 공격적인 마케팅이 예상됐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 생보사들이 이를 취급하지 않는 등 예상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변액보험 판매가 허용된 지 6개월이 됐지만 월 평균 1000건도 판매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보험사도 미래에셋생명 등 극히 일부의 생보사들만이 판매하고 있다.

당초 온라인 채널을 통한 변액보험 판매는 생보업계가 금융위원회에 건의한 것이다. 판매채널을 확대하고 온라인을 통해 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소비자에게 선보이기 위한 목적이다.

그러나 금융위에 판매허용 건의서 제출을 주도했던 신한생명, 라이나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은 물론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다른 생보사들은 내년에도 판매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온라인 변액보험이 생보사들로부터 외면받는 이유는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변액보험은 보험료도 비쌀 뿐더러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어 가입시 불완전판매가 일어나지 않도록 고객과의 자세한 상담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온라인은 아무리 상품을 단순화시켜도 소비자가 자세히 이해하기 어렵고 손실도 소비자가 다 떠안아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불완전판매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변액보험은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민원이 많은 상품이다. 지난 6월 말까지 보험상품별 민원 현황을 보면 변액보험과 관련된 민원이 2824건으로 실손보험(8529건), 자동차보험(5336건) 다음으로 많았다.

금융당국은 생보사들에게 내년 8월까지 민원을 50%까지 감축하라고 지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민원 발생 소지가 큰 온라인 변액보험을 운영한다는 건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또 설계사들의 반발도 온라인 변액보험 판매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중요 이유 중 하나다. 변액보험은 비싼 판매수수료 등으로 설계사들의 주요 수입원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온라인을 통해 변액보험을 판매하면 보험사는 신계약비 수수료 등을 절감할 수 있지만, 설계사들은 주 수입원을 빼앗기는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설계사 조직이 판매채널 중심인 생보사들이 설계사의 반감을 살 수 있는 온라인 변액보험 판매를 못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현행 규정상 변액보험을 판매시 우선적으로 적합성을 평가하고 진단결과 확인서를 교부한 뒤 이를 설명해야 하는데, 인터넷상에서 적합성 평가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시스템 개발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온라인 변액보험을 취급하는 생보사 실적이 미미한 것으로 보아 지금은 해당 상품을 판매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며 “주식시장이 활황을 이룬다 하더라도 온라인 변액보험 활성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