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왔다면 '학원전'과 '슈크림 빵'은 반드시 먹어야 "맛은 기본, 최고의 재료와 정성이 비법!"
“잠깐만요. 빵집인데 거기 이름이...”
만나는 부산 사람마다 꼭 먹어야 한다고 당부를 하는 빵이 있어 택시를 잡아탔다. 빵집 이름을 확인하느라 잠시 머뭇거리자 이내 반가운 대답이 들린다.
“빵집예? 옵스갑니꺼?”
역시 부산 사람이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빵집인 모양이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에서 출발한 택시는 망설임 없이 옵스(OPS)로 달린다.
“거기 가면 학원전이랑 슈크림 빵은 꼭 먹어보이소. 그게 진짜배기라.”
맛집만 찾아 다닌다는 부산 토박이 택시기사의 강력 추천에 한층 더 그 맛이 궁금해진다.
도착한 곳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해운대에 위치한 옵스 까멜리아오뜨점이다.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4시 가게는 빵을 사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옵스는 25년 전통을 간직한 빵집이다. 1989년 삼익제과로 출발해 1994년에 옵스로 상호를 바꿨다.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 있는 본점을 포함해 부산에만 9개 매장이 있다.
택시 기사의 말대로 대표 메뉴는 동그란 카스테라 ‘학원전’과 슈크림이 듬뿍 들어간 ‘슈크림 빵’이다.
학원전은 ‘학원 가기 전 엄마가 챙겨주는 간식’이라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다. 딱 먹기 좋은 크기로 개별 포장 된 비닐을 벗기니 부드러운 속살이 드러난다. 벌꿀을 넣은 빵 맛은 너무 달지 않으면서 촉촉해 어른 입에도 맛있다. 이홍아(32) 매니저는 “학원전은 특히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위해 찾는 부산 대표 간식”이라며 “학교와 학원 단체 주문이 많다”고 전한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가게 한쪽에 홀로 빵을 만드는 사람이 있다. 그 주위로 갓 만들어진 큼직한 슈크림 빵이 쌓여있다. 올해로 10년째 슈크림 빵을 만드는 김상종(55) 제빵사다. 익숙해질 만도 하건만 처음 하는 사람마냥 하나하나 정성을 다해 빵에 슈크림을 채운다. 옵스의 슈크림 빵은 하루에 약 1000개가 팔리는 히트 상품이다.
어른 주먹의 약 1.5배 정도 되는 빵을 한 입 깨물자 달콤한 슈크림이 기다렸다는 듯이 흘러나온다. 느끼해보일 정도로 많은 양의 슈크림이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은은한 단맛이 영화제로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빵 맛은 기본, 좋은 재료와 정성이 비법이에요.”
이홍아 매니저는 좋은 빵을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이 주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슈크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까만 점이 보인다. 그건 바닐라 향이 아닌 천연 바닐라 씨앗을 갈아서 넣었기 때문”이라며 자신 있게 말한다. 그는 이어 “학부모들이 즐겨 찾는 빵집인 만큼 내 아이에게 먹인다는 마음으로 최고의 재료로 정성을 다해 만든다”며 제작과정을 설명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평소 접할 수 없는 영화를 보는 기회다. 늘 먹던 팝콘, 오징어, 나초 대신 부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슈크림 빵 하나 챙겨 극장을 찾아보자. 달콤한 크림이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더욱 풍족스럽게 만든다.
글·사진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