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안화, 탕웨이의 '황금시대'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서 첫선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4-10-03 18:13 수정일 2014-10-04 12:41 발행일 2014-10-0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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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황금시대' 주연 탕웨이<YONHAP NO-0788>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월석아트홀에서 열린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황금시대’ 기자회견에서 배우 탕웨이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지금이 바로 황금시대!”

‘황금시대’가 언제냐는 질문에 배우 탕웨이도, 감독 허안화도 대답에 망설임이 없다.

10월 3일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해운대구 우동 월석아트홀에서 만난 영화 ‘황금시대’의 주인공들(배우 탕웨이, 감독 허안화)은 저마다의 황금시대를 살고 있었다. 그들이 말하는 황금시대의 정의는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사는 것’이다.

허안화 감독이 “인생에 황금시대가 있다면 지금이 아닐까”라며 조심스럽게 말하자 탕웨이가 “감독님은 당연히 지금이 황금시대”라며 재차 강조한다. 탕웨이는 이어 “나 자신을 표현하는 걸 좋아해 연기하게 됐다”며 “그걸 좋게 봐주고 작품을 기다려주는 (허안화)감독과 수많은 팬들이 있는 지금이 나에게도 황금시대”라며 당당히 밝힌다.

두 사람이 의기투합한 영화 역시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사는 것’을 강조한다. 영화 ‘황금시대’는 1930년대 등단해 10년 동안 무려 100여권의 작품을 남기고 요절한 중국 천재 여성 작가 샤오홍(1911~1942)의 전기 영화다. 영화는 중국 격변기에 휩쓸려 살아가는 작가 샤오홍의 삶과 신여성의 거침없고도 자유로운 사랑 등 파란만장한 생애를 178분의 러닝타임에 녹여냈다.

‘황금시대’라는 제목과 달리 샤오홍의 삶은 결코 찬란하지 않았다. 오히려 춥고 배고픈 겨울 같은 지독한 한기에 시달렸다. ‘황금시대’라 제목을 정한 데는 ‘그럼에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았다’는 이유에서다. 미치도록 글을 쓰고 싶은 샤오홍의 집념이 수많은 작품을 남겼고 중국 역사에 지울 수 없는 황금 빛을 남겼다.

샤오홍을 다룬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기존에 있던 작품을 다시 만드는 것은 연출자 입장에서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에 허안화 감독은 “샤오홍이란 인물에 대해 감독마다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며 “이번 작품에는 샤오홍의 생(生), 특히 러브스토리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한다.

영화에선 샤오홍의 실제 지인들이 등장해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인터뷰를 한다. 샤오홍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관객에게 들려주고 싶은 감독의 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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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천재 여성작가 샤오홍으로 완벽 변신한 배우 탕웨이.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샤오홍으로 변신한 탕웨이는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색, 계’, ‘만추’ 등에서 보여준 배우 본연의 순수하면서도 몽환적인 매력이 한층 더 성숙해졌다. ‘시나리오 작업 단계부터 탕웨이를 염두해 뒀다’는 감독과 “5개월 간 샤오홍으로 살았다”는 탕웨이의 말처럼 탕웨이는 ‘황금시대’ 샤오홍 그 자체였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황금시대’는 16일 국내에 정식 개봉한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