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물에서 논' 손연재, 亞 무대 확실히 좁았다

더팩트 기자
입력일 2014-10-02 12:29 수정일 2014-10-0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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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가 1일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리듬체조에서 곤봉 연기를 펼치고 있다.(더팩트)

'큰물'에서 놀아야 한다는 말을 확실히 실감하게 했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0·연세대)가 꾸준히 두드린 세계 무대 경험을 안고 아시안게임에서 월등한 기량을 뽐냈다.

손연재는 1일 오후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 종합 예선 및 단체 결승 B조에서 볼(17.883점), 후프(17.850점), 리본(17.983점), 곤봉(18.016점)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얻은 후프를 제외한 합계 53.882점을 받았다. 출전한 4개 종목 모두 1위다. 손연재의 든든한 활약에 힘입은 한국은 단체전에서 164.046점으로 우즈베키스탄(170.130점)에 이어 사상 첫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전까지 개인과 단체를 통틀어 아시안게임 동메달에 만족했던 한국 리듬체조계의 한 획을 긋는 순간이다.

꾸준히 러시아 전지훈련 등을 떠나며 세계 무대와 거리를 좁히려 했던 노력이 결실을 보았다. 지난 2010 광저우 대회에서 리듬체조 개인 종합 동메달을 따내며 이름을 알린 손연재다. 이후 아시아 무대가 아닌 세계 무대를 향해 정면으로 도전했고 2012 런던 올림픽 개인 종합 5위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 이후에도 제자리에 머물지 않았다. 끊임없이 세계 무대와 격차를 좁히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다소 빡빡하게 국외 대회에 나섰다. 무리하다 싶은 일정이었으나 결론적으로 도움이 됐다. 조금이라도 거리를 좁히고 한 의지는 손연재를 아시아에선 적어도 '완전체'로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아시안게임 은메달의 성과를 거둔 손연재는 지난달 한국 리듬체조의 역사를 창조했다. 지난달 23일 터키 이즈미르에서 열린 2014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개인 종합 4위(곤봉 17.800점, 리본 17.833점, 후프 17.950점, 볼 17.350점)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종목별 결선 후프에서 17.966점을 받으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강자가 즐비한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뽐낸 결과다.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세계선수권대회 첫 메달을 품에 안으며 우뚝 섰다.

손연재가 이날 보인 기량은 놀라울 정도다. 세계선수권 동메달뿐만 아니라 최근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 시리즈 11개 대회 연속 메달 획득 행진의 기세를 그대로 이었다. 확실히 세계 무대에 꾸준히 나서면서 자신이 늘었다. 주눅이 드는 법이 없었고 오직 자신의 연기에만 집중했다. 표정과 동작은 확신에 차 있었다. 여기에 끊임없는 연습까지 더해지니 이보다 잘할 수 없는 결과가 탄생했다. 연기 내내 지나치게 완벽한 플레이를 펼치려는 동작이 '옥에 티'일 정도다. 풍부한 표정과 볼, 리본, 후프, 곤봉과 하나 되는 연기는 어디 하나 흠 잡을 데가 없다.

손연재의 맞수라 불린 덩센유에(22·중국)는 상대가 되지 못했다. 덩센유에는 볼(17.550점), 후프(17.633점), 리본(17.300점), 곤봉(17.700점)에서 최저 점수를 받은 리본을 제외한 최종 합계 52.883점을 따내는 데 그쳤다. 모든 종목에서 손연재보다 뒤졌고 총점에선 무려 1점이나 차이가 났다. 지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손연재에 밀려 5위에 그친 결과가 이번 아시안게임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꾸준한 세계 무대를 노크한 도전 의지가 아시아 퀸 자리에 오르는 데 이바지했다. 이제 남은 건 2일 열리는 개인 종합 결승이다. 전망은 어느 때보다 밝다. 자신의 기량만 보여준다면 인천 남동체육관 가장 높은 곳에 태극기를 올릴 수 있다. (더팩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