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지방은행 새 수익모델로 의료펀드 눈길

정은지 기자
입력일 2014-09-30 16:12 수정일 2014-09-30 17:08 발행일 2014-10-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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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바은행 등 5곳 뭉쳐 설립
수익성 제고·지역경제 활성화 기대감

일본 5개 지방은행이 간호·의료펀드를 공동 설립했다. 이는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자금공급 확대를 위해 추진됐다.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고충을 토로하고 있는 우리나라 지방은행에게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국금융연구원은 ‘일본 지방은행들의 간호·의료펀드 공동 설립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근 일본의 5개 지방은행들은 성장자금 공급확대 일환으로 간호와 의료 분야에 출자하는 펀드를 공동으로 설립했다”며 “이는 지방은행 광역권 제휴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간호·의료펀드 설립에는 조요(常陽)은행, 치바(千葉)은행, 요코하마(橫濱)은행, 후쿠오카(福岡)은행, 니시니혼씨티(西日本City)은행 등 5개 유력 지방은행이 참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은행들이 전국적인 규모로 펀드를 조성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지방은행들이 펀드조성이라는 방식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은 창업초기의 금융지원이 대출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간호·의료 분야 펀드를 조성한 것은 고령화의 진행으로 간호와 의료분야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료 분야는 비영리적 특성도 갖고 있어 이윤이 작거나 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풍부한 경험을 가진 전문가가 투자처를 선정해 채무불이행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고 은행 직접 투자보다 위험을 덜 수 있는 펀드형태를 취한 것이다.

이번 펀드는 일본 정부계 펀드인 지역경제활성화지원기구가 중개역할을 담당해 지난 1일 20억엔(한화 약 191억7000만원) 이상의 출자금으로 출발했다. 칸토지방과 규슈지방 이외에 전국 약 20개 지방은행들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어 출자금 목표는 연내 총 100억엔(약 985억5000만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연구원은 이번 공동펀드 설립이 일본 지방은행업계 내에 잠재돼있는 위기의식이 표출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의 지방은행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자산운용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지방은행들의 예금과 대출간 격차는 지난 3월말 기준 약 79조엔으로 지난 2011년 3월말 약 69조엔에 비해 10조엔이 증가했다.

금융연구원 측은 “우리나라 지방은행도 수익성 제고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역할 증대가 요구되고 있는 추세”라며 “일본의 사례와 같이 상생을 위한 투자사업 제휴, 상호 정보공유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 새로운 사업모델 발굴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은지 기자 bridge_lis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