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빨라질수록 증시 회복 느려진다

정은지 기자
입력일 2014-09-28 19:01 수정일 2014-09-2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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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이 구조적 변화를 겪으면서 고령인구비중과 주가지수 수익률 관계가 반비례로 변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빠르게 고령화 현상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도 인구 고령화가 증시의 회복을 방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8일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구 고령화와 금리가 증권시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돼 인구 고령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낮게 책정된 금리가 향후 상승세로 전환되면 우리나라 증권시장 회복이 억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OECD 25개국의 자료를 이용, 금리와 인구고령화가 증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구조적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금융위기 이전과 이후를 구분한 실증분석도 실시했다.
이에 따르면 고령인구비중과 주가지수 수익률은 금융위기 이전에는 고령인구비중이 높아지면 주가지수 수익률도 높아지는 비례관계였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에는 이 관계가 반비례 관계로 변화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계속돼 금융자산 보유규모가 비교적 큰 고령층의 위험회피 성향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주식투자가 위축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인구구조 변화 등에 따른 증권시장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베이비 붐 세대는 1980년대 이후 고도 경제성장 시기에 비교적 많은 재산을 축적해 다른 세대에 비해 주식 등 금융자산 보유액이 크다"며 "우리나라 베이비 붐 세대 은퇴 이후 생계비 조달 등을 위해 보유 중인 금융자산을 처분하고 투자위험이 큰 주식투자를 축소함에 따라 증권시장은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향후 금리가 상승하고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 1990년대 일본처럼 주식투자가 위축되고 증권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증권시장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므로 장기침체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은지 기자 bridge_lis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