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고 또 깨져도 유쾌한 몰디브 "우리가 뭐 메달 따려고 왔나요"

안용기 기자
입력일 2014-09-25 20:38 수정일 2014-09-25 20:43 발행일 2014-09-2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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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0-13… 핸드볼은 0-79… 배구는 당연히 0-3 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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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축구 예선 한국과의 경기에서 몰디브 선수들이 한국의 코너킥 때 서로 뒤엉켜 있다. 몰디브의 0-13 완패.(연합)

메달을 딸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한 골이라도 넣으면 다행이고, 한 점이라도 따라가면 그만이라는 각오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고 있는 인도양의 작은 섬나라 몰디브 대표팀의 ‘무한도전’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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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 여자 배구 선수들이 23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열린 카자흐스탄과의 조별 예선 경기에서 히잡과 긴 바지 차림으로 경기하고 있다. 세트 스코어 0-3 완패.(연합)

여자 축구는 지난 21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경기에서 0-13으로 대패하는 등 예선 3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38골을 얻어맞았다. 여자 배구도 수준 이하의 실력은 마찬가지다. 히잡을 두르고 헐렁한 긴 바지를 입고 경기에 나선 이들은 지난 23일 B조 예선 카자흐스탄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6-25 10-25 10-25)으로 완패했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경기력은 민망할 정도다. 21일 일본전에서 무려 0-79로 패했다. 남자 수영 선수들도 출전하는 경기마다 꼴찌를 도맡아 하는 건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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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인천 문학 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계영 예선 경기에서 몰디브 계영팀 선수들이 꼴찌로 경기를 마친 뒤 밝은 표정으로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연합)

하지만 몰디브 선수들은 가는 곳마다 가장 많은 박수와 환호를 받고 있다. 성적에 관계 없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 때문이다. 여자 배구 대표팀 자리어 주잔(19)은 “우리에게 이런 국제무대 경험은 큰 자산”이라며 금메달리스트보다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안용기 기자 kahn3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