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민들은 껄끄러운 주택연금 홍보

사설
입력일 2014-09-23 16:00 수정일 2014-09-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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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노인이 매달 국민연금에 기초연금까지 받는다고 해도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가 얼마 전 있었다. 국민연금+기초연금=44만원으로 2013년 1인 가구의 최저생계비 57만2000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보고서였다. 소득대체율이 24.1%에 불과했다.
  
그래서 생각하는 것은 ‘주택연금’일 수 있다. 주택연금 가입자들은 평균 72세에 연금에 들어 매달 99만원을 받고 있다는 주택금융공사의 발표가 몇 달 전 있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기초연금<주택연금’인 것이다. 주택연금을 받는다면 노후를 보내는 데 적지 않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내 집’이 없기 때문이다. 주택연금은 자기 집을 담보로 맡겨야 받을 수 있는 연금이다. 집 없는 서민은 가입할 재간도 없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그런 국민이 ‘절반’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자가 보유비율’은 2012년 현재 53.8%에 그치고 있다. 절반 가까운 국민은 ‘내 집’이 없다. 게다가 자가 보유비율은 2008년 56.4%에서 2010년 54.3% 등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주택연금은 집 있는 절반을 위한 제도가 되고 있는 셈이다.
  
젊을 때 부지런히 벌어서 내 집을 마련, 늘그막에 주택연금에 들 수도 있다. 그러면 노후가 나아질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어렵다. 내 집은커녕, 전셋값 걱정이 앞서는 현실이다. 전셋값은 올해 들어서도 여전히 상승, 서울 지역 아파트의 경우 8개월 사이에 3.3㎡당 평균 60만원이 올랐다는 보도다. 전용면적 85㎡면, 전셋값 부담이 1500만원 넘게 늘어난 것이다. 연간으로 따지면 어지간한 월급쟁이의 연봉만큼 치솟았다.
  
그런데도 주택연금은 가입을 홍보하고 있다. 본지 보도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는 ‘2014년도 주택연금 수요실태조사’에서 집을 자녀에게 상속하지 않겠다는 노년층이 많아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수도권 거주 노년층의 경우 그 비율이 34%라고 했다. 집 없는 절반에게는 껄끄러운 발표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