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루 1000만원 버는 금융지주 회장

사설 기자
입력일 2014-09-22 16:00 수정일 2014-09-2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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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 회장과 사외이사들이 거액 연봉을 받으면서도 정작 책임은 지지 않는다고 해서 국민들의 눈총이 뜨겁다.  회사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나 평균적으로 금융지주사 회장은 30억원, 한 달에 한두 번 회의에 참석하는 사외이사들은 1억 원정도의 연봉을 받는다. 지주사 회장은 하루에 1천만 원, 사외이사들은 회의 한 번에 500만 원정도를 받는 셈이다. 가장 많은 기초연금을 받는 사람이 한 달에 고작 20만 원을 받는 현실속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천문학적인 거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거액의 연봉을 주는 것은 열심히 일을 해 금융업체의 실적 제고와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하라는 뜻일 게다. 그러나 일부 회장은 실적이 반토막나 많은 직원들이 퇴직하고 업체 내부에 내분과 금융사고가 발생하는 등 경영상의 문제가 발생했는데도 책임은 커녕 성과급만은 꼬박꼬박 챙겨 간다. 이를 감독해야 할 사외이사들도 눈치보기와 거수기 노릇만 하는 등 사태를 방관하면서 모럴 해저드에 빠져있기는 마찬가지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국가 경쟁력은 26위이나 금융시장 성숙도는 81위다. 동남아의 캄보디아나 아프리카의 보츠와나 보다도 낮다. 제조업 덕택에 세계 14위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지만 성장을 뒷받침하는 금융은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외환 위기 이후 조흥 등 5대 은행이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168조 원의 공적자금 투입과 합병 등을 통해 대형화했지만 우리 금융회사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 채 여전히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인 예대마진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잘못된 인사 시스템과 모럴 해저드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낙하산 CEO와 사외이사는 자신을 임명해준 상전의 눈치를 보며 움직이기 마련이다. 또한 정통성이 없으니 직원들 환심 사기와 제몫 챙기기에 바쁘고 부하직원들도 덩달아 일보다는 연줄에 매달리게 된다. 결국 참신한 아이디어 창출은 사라지고 복지부동과 경쟁력 저하만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