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자가 2진…레슬링 '북한 주의보'

연합뉴스
입력일 2014-09-18 09:54 수정일 2014-09-1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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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3∼5개의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레슬링에 북한이 막강한 경쟁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17일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공개한 종목별 선수 명단에 의하면 북한은 레슬링에 남자 6명, 여자 3명 등 9명의 선수를 파견했다.
    
선수 명단을 확인해 보면, 양경일(25)이 빠진 것이 눈에 띈다.
    
양경일은 자유형 57㎏급(과거 55㎏급)에서 두 차례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르고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강호다.
    
그는 이달 8∼14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이 체급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정작 아시안게임 대표 명단에서는 빠졌다.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이 겹칠 때 아시안게임 출전을 포기하는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인천에서 체육 강국의 면모를 되살리려 벼르는 북한이 그런 선택을 할 이유는 없다.
    
대한레슬링협회의 한 관계자는 "양경일은 북한 레슬링 대표 2진이라 출전하지 않는다"고 했다.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를 2진으로 밀어내고 인천 땅을 밟은 선수는 정학진(28)이다.
    
그는 올해 4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57㎏급 정상에 올랐다.
    
지난 6월 조선신보에서 자국 선수들의 국제대회 활약을 묶어 보도할 때에 첫머리에 언급할 만큼 북한에서 촉망받는 레슬러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움직임이 빠르고 다양한 다리잡기 기술을 보유한 것이 장점이다.
    
국내 레슬링인들도 정학진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평가하고 있다.
    
북한에는 요주의 선수가 또 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그레코로만형 55㎏급(현 59㎏급) 우승을 차지한 윤원철(25)이다.
    
북한 레슬링 역사상 그레코로만형에서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른 이는 윤원철이 최초다.
    
순간적인 파워가 좋고 허리치기와 목 태클 등 스탠드 기술도 다양하다는 것이 윤원철의 경기를 지켜본 국내 레슬링인들의 평가다.
    
공교롭게도 정학진과 윤원철이 출전하는 체급에는 모두 한국의 기대주들이 포진해 있다.
    
자유형 57㎏급에서는 신예 윤준식(삼성생명)이 메달 후보로 꼽히고, 그레코로만형 59㎏급에서는 늦깎이 대표 김영준(수원시청)이 첫 아시안게임에서 정상에 서겠다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4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노골드'의 설움을 맛본 한국 레슬링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3∼5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를 이루려면 윤준식과 김영준도 금메달 대열에 합류해야 한다.
    
전통의 강호로 꼽히는 이란이나 일본 선수 외에도, 북한 선수 역시 반드시 넘어야 할 벽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