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한편의 드라마처럼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

오학열 골프전문기자
입력일 2014-09-15 14:01 수정일 2014-09-15 14:31 발행일 2014-09-15 99면
인쇄아이콘
72번째 홀서 4.5m 버디 퍼트 성공 카리 웨브에 극적인 재 역전승
아싸, 버디 <YONHAP NO-0062 번역> (AP)
김효주가 14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 인근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마지막 날 경기 마지막 18번홀에서 4.5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AP

김효주(19·롯데)가 전 세계 골프팬들의 맘을 사로잡는 한편의 드라마 주인공이 됐다.

김효주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마지막 날 마지막 72번째 홀에서 4.5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골프팬들의 마음을 조아리게 만들었다.

이유는 당시까지 주인공이었던 카리 웨브가 3m 파 퍼트를 남겨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어 웨브의 파 퍼트가 홀을 비켜나가는 순간 김효주는 극적 반전의 주인공이 됐다.

장갑을 벗어봐야 아는 것이 골프라는 말을 실감케 하는 드라마였고 메이저대회 우승자는 신만이 정한다는 것 또한 증명했다.

이번 대회 초청 선수로 출전한 김효주가 14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 인근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클럽(파71·6453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연출한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한마디로 게스트가 주인공이 되었다.

이날 경기 중반까지는 대한민국 낭자들의 독무대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대표하는 김효주를 비롯 장하나(22·비씨카드)와 LPGA 투어 멤버인 허미정(25), 최나연(27·SK텔레콤)이 마지막 주인공이 되기 위한 피 말리는 경쟁을 펼쳤다. LPGA 홈페이지 리더 보드 맨 윗자리를 태극기가 점령했다. 그리고 이 때까지만 해도 웨브는 우승과는 먼 상황이었다.

그러나 경기가 막판에 접어들면서 그야말로 대 혼전에 혼전이 이어졌다. 그리고 반전의 연속이었다. 김효주는 무너져갔고, 순식간에 웨브는 선두로 올라섰다. LPGA 투어 통산 41승의 관록을 확실하게 보여는 장면이었다.

허미정, 최나연 또한 선두를 1타 차로 추격했지만 뒷심 부족으로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오직 김효주 만이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그리고 누구도 믿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됐다. 김효주도 웨브도 생각지 못한 일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했다. 김효주는 웃었고, 웨브는 고개를 숙였다.

김효주는 “오늘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고 우승 소감을 말했다. 마지막 버디 퍼트는 “죽을 힘을 다해 버디 퍼트에만 집중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다. 그는 웨브의 파 퍼트를 실패했을 때 자신이 우승한지도 모를 정도였다, 얼마나 긴장을 했고 무아지경에 빠졌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학열 기자 kungkung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