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수, 소화를 돕고 피부와 다이어트에 좋다? '맹신은 금물'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14-09-14 20:56 수정일 2014-09-15 00:10 발행일 2014-09-15 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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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 시장 넘어 가전·화장품가세
2011년 110억원서 올해 350억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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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세 음료로 떠오르고 있는 탄산수의 인기가 뜨겁다. 14일 음료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탄산수 시장은 지난 2011년 110억원대에서 2012년 130억원, 지난해 기준 200억원대 고지를 넘어섰다. 더욱이 올해는 '웰빙 음료' 바람이 크게 불면서 약 350억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집이나 사무실에서 직접 만들어 즐길 수 있도록 탄산수 제조기와 정수기가 인기를 끌며 생활가전과 화장품 업계까지 탄산수 열풍이 번지고 있다.

국내 최초 탄산수인 일화의 '초정탄산수'는 원조 제품답게 13년 연속 국내 탄산수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최근 한층 세련된 느낌으로 패키지를 리뉴얼하고 휴대가 간편한 라임 미니 패트(350㎖)도 새롭게 출시했다.

탄산수 '트레비'를 판매하는 롯데칠성음료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며 주요 타깃층인 20대를 벗어나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을 공략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도 자사 탄산수 디아망을 유리병 대신 페트병으로 바꿔 새롭게 출시했으며, 농심과 남양유업 등 유수 식품 대기업들도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음료 브랜드 파워 1위인 코카콜라도 글로벌 스파클링 음료 '씨그램(Seagram's)을 앞세워 지난달 국내 탄산수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씨그램'은 150년에 이르는 브랜드 역사를 지닌 캐나다산 탄산수로, 지난 2002년 씨그램의 스파클링 음료 사업을 코카콜라가 인수한 뒤 글로벌 탄산수 브랜드로 성장해 왔다.

음료업계 못지 않게 생활가전업계도 탄산수 경쟁이 치열하다. 정수기업체 코웨이는 지난 7월 정수기에 탄산수 제조 기능을 결합한 일체형 제품, 코웨이 스파클링 정수기를 출시했다. 4단계 RO 필터시스템을 탑재하고 '스스로살균' 시스템을 적용해 프리미엄급으로 내놓았다. 냉수와 정수, 탄산수를 한번에 즐길 수 있으며 개인의 취향과 입맛에 따라 탄산 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습기로 친숙한 생활가전전문업체 위닉스도 최근 유러피언 탄산수 제조기 소다스프레스를 출시하고 다음달 말까지 제품 홍보를 위한 전국 투어를 실시한다.

지난해 5월 국내 최초로 스파클링냉장고를 출시한 삼성전자는 출시 100일 만에 5000대를 팔아치우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특히 최고급모델인 '셰프컬렉션'의 경우 출시 한 달 만인 지난 4월 국내 판매 1000대를 돌파했다.

이처럼 탄산수 열풍이 거세지만 정작 효능은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흔히 탄산수는 소화를 돕고 피부와 다이어트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맹신은 금물이다. 순천향병원 가정의학과의 김진리 교수는 "청량감이 있고, 수분 섭취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탄산수를 마시는 사람이 점차 늘고 있다"면서 "하지만 역류성식도염 환자나 위염, 과민성대장증후군 등 위장관 장애가 있는 사람은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좋지 않다"고 경고했다.

탄산수가 피부에 좋다는 점도 세안 등 미용측면에서의 이야기지 의학적으로는 거의 입증된 것이 없다.

탄산수에 미네랄이 많다는 것도 천연탄산수에 국한된 이야기다.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은 " 미네랄성분이 이산화탄소 용해도를 높이고, 이산화탄소가 많이 녹아 있는 물에는 미네랄이 쉽게 이온화되기 때문에 천연탄산수에는 미네랄이 많은 반면 인공탄산수는 천연탄산수를 흉내내기 위해 단지 정제수에 이산화탄소를 녹인 것이라 미네랄함량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