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위기 아닌 기회다

정은지 기자
입력일 2014-09-04 14:01 수정일 2014-09-04 14:09 발행일 2014-09-0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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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실버경제 서비스업 빠르게 성장중

고령화 사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 생산성이 감소하고 투자 및 소비가 감소돼 경제 활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와는 반대로 인구 고령화가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4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경제연구원은 3일 ‘실버 경제의 기회 요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독일 사례를 들어 ‘실버경제(Silver Economy)’를 통한 경제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실버경제란 고령화를 새로운 기회로 인식해 고령자를 위한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새 일자리 창출과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독일은 고령관련 시장을 선점하고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실버경제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독일에서 고령층이 최대 소비층이 돼 소비 확대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 현재 65세 이상 소비 지출액은 1925유로로 18~45세 지출액 1929유로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60세 이상 가구가 총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소속 조사기관 NEUJOBS에 따르면 60세 이상 가구가 총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32.4%에서 2030년 42.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독일에서는 고령친화 제품 및 서비스에 관련한 산업이 양적·질적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독일 정부는 이에 관련한 R&D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고령관련 서비스업(보험·연금관련, 건강, 거주지 돌보미 등)의 경우 부가가치 기준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91년 6.0%에서 2011년 8.1%로 증가했다. 특히 건강관련 서비스업 비중은 같은 기간 4.0%에서 5.1%로 늘었고 거주지 돌보미 등도 동기간 1.1%에서 2.0%로 증가했다.

독일 실버산업

고령관련 산업이 성장하면서 새 일자리도 빠르게 생겨나고 있다. 고령관련 서비스업의 일자리는 1991년 295만4000개에서 2011년 460만5000개로 늘어났다. 2000~2011년 고용 연평균 증가율이 0.4%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옥스포드대학 산하 연구기관 Oxford Economics는 독일이 실버경제를 활용하면 신규 일자리가 약 150만개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조호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국도 고령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해외 실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한국형 실버경제 모델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고령화에 특화된 R&D 펀딩을 조성하고 외국과 고령관련 연구개발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은지 기자 bridge_lis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