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추석물가 껄끄러운데 디플레 걱정?

사설 기자
입력일 2014-09-02 11:17 수정일 2014-09-0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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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물 감야물(加也勿減也勿)’이라고 했다. 더하지도 말고(加也勿), 덜하지도 말라(減也勿)는 말이다. 한가위 때만큼만 먹고사는 게 풍성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올해 추석에도 넉넉하기는 좀 어려울 전망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9일까지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거래된 시금치(4kg)의 평균 도매가격이 전달보다 46%나 올랐다. 같은 기간 동안 깻잎 가격은 67%, 풋고추는 14.3%가 상승했다. 배추도 5.7% 뛰었다. 채소 외에도 가을철 별미인 전어 가격의 경우, 일주일 사이에 71%나 올랐다는 보도도 있었다.
  
물가가 아무리 올라도 소득이 그만큼 늘어나면 걱정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분기 가계소득은 2.8%가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물가상승률을 제외한 실질소득은 고작 1.1% 늘었을 뿐이다. 서민은 당연히 추석이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되레 ‘디플레’를 언급하고 있었다. “한국이 디플레이션 초기에 와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한 포럼에서 말하고 있었다. 물가가 떨어진다는 발언이었다.
  
작년 이맘때 현대경제연구원은 성인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었다. 작년 상반기 소비자물가는 1.3% 밖에 오르지 않았지만, 국민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5.4%나 상승했다는 보고서였다. 체감물가는 이렇게 높았다.
  
나라 경제를 총괄하는 경제부총리와 국민의 물가 인식이 다르다면 문제일 수 있다. 국민이 정부의 경제정책을 신뢰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박근혜 대통령이 부산 자갈치 시장을 방문, 온누리 상품권으로 미역과 다시마 등을 사며 서민 물가를 점검하고 있었다. 안전행정부는 시도 행정부시장 ․ 부지사 회의에서 ‘추석명절 물가안정 특별대책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그런 시점에 최 부총리는 물가 하락이었다. 타이밍도 좋았다고 하기는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