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인 칼럼] '가유삼성 마을'

김영인 논설위원 기자
입력일 2014-08-25 16:20 수정일 2014-09-04 10:35 발행일 2014-08-2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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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인 논설위원

‘가유삼성(家有三聲)’이라고 했다. ‘3가지 소리가 들리는 집’이라는 뜻이다.

그 3가지 소리는 아이의 울음소리인 ‘해성(孩聲)’과 베 짜는 소리 ‘기성(機聲)’, 그리고 책 읽는 소리 ‘독성(讀聲)’이다.

 

‘가유삼성’이 울리는 집은 좋은 집이다. 아이가 울어대니, ‘저출산’과는 거리가 먼 집이다. 일하는 소리가 들리니, 요즘 같은 불황에도 일자리 걱정이 없는 집이다. 책 일는 소리가 들리니, 계속 노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집이다.

따라서 가족이 화목하지 않을 수 없는 집이다. 가정의 불화나 갈등 따위는 있을 재간이 없는 집이다. 한마디로 ‘부러운 집’이다.

그런데, 마을 전체가 ‘가유삼성’인 곳이 있었다. 말하자면, ‘가유삼성 마을’이다. 또는 ‘이유삼성(里有三聲)’이다. 본지가 취재한 충북 영동 백화산 중턱에 있는 ‘백화마을’이 그런 곳이었다.

본지 보도에 따르면, 이 마을은 불과 40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는 ‘미니 마을’이다. 그렇지만 ‘작지만 시끄러운 마을’이다.

생후 18개월부터 89세의 노인이 함께 살고 있는 ‘100세 마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한창 일할 나이인 30∼40대 가장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아기 울음소리, 일하는 소리, 책 읽는 소리가 하루 종일 아름다운 화음을 이룰 수 있을 만했다.

지금과 같은 인구 감소 추세가 이어질 경우, 2750년이 되면 대한민국 인구가 ‘소멸’될 것이라는 끔찍한 전망이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정치를 하고,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이 마을을 좀 주목했으면 어떨까. 나라 전체에서 3가지 소리가 들리는 ‘국유삼성(國有三聲)’의 해법이 혹시 보이지 않을까 싶어서다.

김영인 논설위원 kimyi@viva100.com